냉동김밥에 탄산음료까지…수제맥주, 사업 다각화로 활로 모색

제주맥주, 올곧 지분 인수…세븐브로이, 하이볼에 위스키·사이다도 준비
유상증자 난항·종가세 적용 하이볼…"수제맥주 침체, 다양한 시도 불가피"

(제주맥주 제공)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주류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수제맥주 업체들이 사업다각화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주인이 바뀐 제주맥주는 김밥 시장에 진출해 종합식품기업으로 변신을 시도 중이고, 세븐브로이는 위스키·하이볼에 탄산음료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지난 7월 냉동김밥 제조업체 올곧의 모기업인 에이지에프의 지분 17.39%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제주맥주에 따르면 절반가량은 납입을 마쳤고, 나머지 금액은 유상증자가 이뤄지는 대로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올곧은 북미 시장의 냉동김밥 열풍을 이끈 업체다.

지난 4월 자동차 수리업체 더블에이치엠에 인수된 제주맥주는 판로 다변화를 지속해서 시도하고 있다. 인수 직후 이뤄진 주주총회에서 수입 주류 판매, 위스키 제조, 주류용 안주 개발 등의 사업 목적을 정관에 추가했다. 또 중국 화룬맥주의 '설화 맥주'를 국내로 수입하고, 이를 통해 중국 시장의 진출도 모색 중이다.

(세븐브로이 제공)

제주맥주와 함께 수제맥주 빅2로 평가되는 세븐브로이도 최근엔 맥주보다 '하이볼' 판매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세븐브로이는 지난 8월 실제 자몽과 레몬이 들어간 '하이볼에 빠진 자몽'과 '하이볼에 빠진 레몬' RTD 하이볼 2종을 출시했다. 세븐브로이 측에 따르면 회사 전 인력이 하이볼 판매 대응에 나서야 하는 상황일 정도로 하이볼 판매는 호황을 누리는 중이다. 풀캡 하이볼은 160만 캔 이상 판매됐고, 수출 문의도 많은 상황이다.

하이볼 판매 집중으로 올해 출시 예정인 1년산 위스키 출시는 시간을 두고 보는 상황이다. 세븐브로이는 판매처에 일단 맛 평가까지만 진행을 마친 상태다.

아울러 세븐브로이는 'POP UP 사이다 라임' 'POP UP 사이다 레몬' 제품 출시도 준비중이다. 하이볼 제품과 같이 실제 라임과 레몬이 들어간 탄산음료 제품을 이달 말 출시한다.

다만 수제맥주 업체들의 변신도 마냥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제주맥주는 100억 원의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유상증자를 시도했지만, 투자 유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유상증자 납입일이 여러 차례 변경됐다. 자칫하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가능성까지 생겼다.

세븐브로이도 하이볼이 호황이긴 하지만, 종량세를 적용받는 맥주와 달리 종가세로 적용되는 하이볼은 이익률이 낮은 사업이다. 실제 건자몽과 건레몬을 집어넣는 점도 이익률을 끌어내렸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수제맥주 산업이 침체인 상황이고, 다들 수제맥주로만 사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양한 시도가 불가피하다. 어떤 새로운 사업이 확실하게 자리 잡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