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소주 잘 팔린다더니"…판매 주춤하자 해외로 눈 돌리는 주류업계
고물가·유례없는 폭염에 매출 둔화
'연말 특수'도 옛말…업계 "기대와 긴장 공존"
- 이강 기자
(서울=뉴스1) 이강 기자 = 지난 3분기 국내 소주 판매 신장세가 꺾였다. 소주 시장 침체에 주류 업체들은 연말 특수 공략과 해외 마케팅에 집중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16일 대형마트와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7월~9월) 소주 판매 증가율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해 오던 소주 매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대형마트 A사의 3분기 소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으며, B사는 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A 편의점은 9.5%, B사는 8.7%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편의점 소주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업계는 고물가와 유례없는 폭염을 매출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기에는 소주 매출이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심한 불황으로 오히려 성장세가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장기간 폭염이 지속되면서 소비 심리가 침체됐고, 하이볼 등 주종 다변화도 부정적인 영향으로 지목된다.
'올림픽 특수'도 누리지 못했다. 지난 7월 개막한 파리올림픽에서 축구, 야구, 배구, 농구 등 구기종목의 본선 진출 실패가 공격적인 마케팅에 장애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연말 특수도 반전의 계기가 될지는 의문이다. 과거에는 송년 모임 등으로 인해 연말 쏠림 현상이 있었으나 코로나19 이후 음주 트렌드가 변화하며 예년과 같은 판매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한정된 국내보다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롯데칠성음료(005300)의 '새로'는 지난해 미국·일본 등의 수출에 이어 올해 프랑스·독일·네덜란드 등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이트진로(000080)도 'K-푸드' 흥행에 힘입어 영국 등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문화에 관심이 높은 젊은 층을 대상으로 SNS 홍보나 시음회를 진행하는 한편 '올 포인트 이스트 페스티벌(APEF)' 등 대규모 행사에도 협찬사로 참여했다.
업체들의 이같은 전략에 소주 수출 대상국도 다양해지고 있다. 2010년 당시 소주 수출이 일본(82.7%)에 집중됐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일본 29.3% △미국 24.1% △중국 12.8% △베트남 5.5% 등으로 수출국을 다변화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이제 성장하는 시장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중장기적인 계획하에, 세계화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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