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주는 메세나 활동 안돼"…과자회사 회장이 매년 여는 국악공연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같이 즐겨야 전문적 지원 가능"
'수제천'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국악은 굉장히 좋은 음악"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이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창신제에 앞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크라운해태 제공)

"메세나 활동이라고 해서 예술인에게 돈만 던지는 것은 안 된다.더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선 같이 즐겨야 한다"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윤영달 크라운해태(005740)제과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제19회 창신제'(創新祭) 행사 전 진행한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로 직원들이 완전히 자발적으로 창신제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신제는 옛것을 바탕으로 새로움을 창조한다는 뜻의 법고창신(法古創新)을 주제로 2004년 시작됐다. 민간기업이 주최하는 최대 규모 국악 공연으로 장소 문제로 한차례 건너뛴 것을 제외하면 크라운해재태는 20년째 창신제를 열고 있다. 최고 명인 명창과 한음(국악) 영재들이 무대에 오르고, 크라운해태제과 임직원들도 공연에 함께한다.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이기도 한 윤 회장은 "메세나 활동이 예술인들에게 금전적 지원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 이해를 증진시키면서 같이 즐겨야 한다"며 "그래야 실제로 국악을 하면서 실제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더 전문적인 지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행사에서는 크라운해태 사물팀, 크라운해태 일무팀(전통무용), 크라운해태 합창단 등이 무대에 올랐다. 임직원들은 행사 준비를 위해 인간문화재 명인명창들에게 지도를 받았고, 이날 행사에서는 출연료까지 지급받았다.

윤 회장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이전 창신제 때는 참석을 독려해야 했는데, 올해는 강요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연습 장소에는 얼씬도 하지 말라고 할 만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했다"고 전했다.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이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창신제에 앞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크라운해태 제공)

이날 공연은 천년 전 백제가요 '정읍사'로 시작해 궁중음악으로 발전한 '수제천'(壽齊天)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펼쳐졌다.

기악곡으로만 전승된 수제천이 '정읍사' 가사가 노랫말로 붙어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크라운해태 임직원의 사물놀이팀이 참여한 길놀이로 시작한 공연은 수제천을 종묘제례 일무와 처용무는 물론 현대무용으로 표현한 몸짓 공연이 이어졌다.

이후 궁중음악으로 피리와 대금이 주도 하는 연주음악이 현악과 관악, 타악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해 서양 오케스트라처럼 4성부 국악관 현악으로 연주됐다. 끝으로 수제천이 아카펠라 같은 구음(입타령)으로 려지고, 크라운해태제과 임직원 120명의 정읍사 가사를 연주곡에 맞춘 초대형 합창으로 마무리했다.

윤 회장은 "창신제 자체가 고객들에게 부가적인 서비스를 드리고자 하는 데에서 시작했다. 과자를 통한 서비스는 물론이고, 더 부가적인 서비스를 해보자 해서 시작한 것이 창신제"라며 "국악은 굉장히 좋은 음악이지만, 즐길 기회가 많지 않다. 그걸 어떻게든 해소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크라운해태 제공)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