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로 거듭나라"…편의점업계, 잇따른 '혁신 실험'

CU, 상품 특화점 주력…GS25 '편의점의 미래' 제시
세븐일레븐도 '특화점' 경쟁 합류…PB 출시 검토도

CU 라면 라이브러리 연화리쌍용센터점.(CU 제공).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편의점업계가 '랜드마크'로 진화하기 위한 실험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에서 벗어나 다양한 체험 및 콘텐츠를 제공하고 머무는 시간을 늘려 '작은 쇼핑몰' 기능까지 탑재한 형태로 거듭나려는 시도다.

9일 업계에 따르면 CU는 지난해 12월 도입한 '라면 라이브러리'를 내세워 특정 상품 특화점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라면 라이브러리의 경우 CU에서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맹점 20여 곳에서 신청 문의가 들어왔고, 이달 문을 여는 부산 3개 점을 포함해 매장은 총 10개로 늘었다. CU는 상권, 객 수 등을 고려해 직영이 아닌 가맹 사업으로도 운영 범위를 넓혔다.

샐러드 특화점도 도입했다. 주로 관광지 입지에 있는 라면 특화점과 달리 서울 지역 내 오피스 및 대학 상권에 위치해 직장인과 학생 고객을 겨냥했다.

GS25는 '편의점의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상권의 특수성과 결합한 새로운 도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화점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청사진을 그려나가자는 의도다.

젊은 세대가 많이 모이는 서울 성수동에 카페 콘셉트의 '도어투성수' 매장을 열어 각종 팝업을 진행하거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를 기치로 내걸어 AI, 로봇 등 리테일테크를 도입한 '가산스마트점', '그라운드블루49점'을 운영하는 식이다.

올해엔 농축수산 식품군을 일반 매장보다 500종 이상 늘린 신선강화형 매장(FCS·Fresh Concept Store)을 지난 9월 기준 515점으로 확대했다. 팬층이 두터운 잠실(LG트윈스)과 대전(한화 이글스)에 야구 특화매장까지 도입했다.

GS25 관계자는 "공간적인 한계로 인해 다양한 콘셉트를 여러 지역에 접목해 랜드마크화하려 한다"며 "편의점 투어도 가능한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GS25 그라운드블루49점.(GS25 제공).

세븐일레븐도 특화점 경쟁에 합류했다. 약 반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달 27일 첫선을 보인 '세븐일레븐 동대문던던점'은 패션·뷰티 상품으로 차별화를 뒀다.

개장 후 지난 6일까지 패션·뷰티 특화존에 운영하는 상품은 누적 300개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보였고, '뭉' 후드티·맨투맨티는 20개나 팔렸다. 비식품군 매출 비중은 27%로 일반점포(20%) 대비 7%포인트(p)가량 높았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화장품책임판매업을 등록하고 자체 브랜드(PB) 화장품 출시, 주 고객층인 10·20세대를 고려한 1+1 등의 할인 행사 등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는 편의점 수가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천편일률적인 틀에서 벗어나 각 점포만의 환경과 개성을 살려 하나의 '랜드마크'로 거듭나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의 제1원칙인 신속함과 편리함은 이제 당연해졌다"며 "편의점이 약속 장소가 될 정도로 일상에 스며든 만큼 카페, 식당, 볼거리 등 여러 형태로 진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