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거품 꺼졌다는데"…페르노리카·디아지오 "장사 잘했네"(종합)

페르노리카, 별도법인 기준 역대 두번째 매출…디아지오 매출은 6% 증가
위스키 수입액 줄었지만 '홈술 문화' 영향으로 마니아층 늘어…"위스키 수요 견조할 듯"

(서울=뉴스1) 배지윤 이형진 기자 = 페르노리카코리아와 디아지오코리아가 불경기로 인한 위스키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이후 자리 잡은 '홈술 문화' 덕분에 위스키 마니아층이 형성돼 견조한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페르노리카코리아는 2023 회계연도(2023년 7월 1일~2024년 6월 30일) 동안 53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514억 원) 대비 3.3% 증가했다.

매출은 1752억 원으로 전년(1853억 원) 대비 5.5% 감소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1853억 원) 기록한 역기저 효과로 매출이 소폭 감소한듯 보이지만, 2019년 매각한 기존 임페리얼 법인 실적을 제외한 별도법인 기준으로 두번째로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가 견조한 실적을 달성한 배경에는 발렌타인·로얄 살루트·시바스리갈 등 고급 위스키 라인업이 있다. 또한 인기 샴페인 브랜드 페리에 주에·멈 등도 와인 매출에 힘을 보탰다.

같은 기간 디아지오코리아의 매출은 1625억 원으로 5.9% 증가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국내에서 조니워커를 독점 공급하는 수입사로 싱글톤·탈리스커·라가불린·기네스 등 다양한 주류를 취급하며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 감소한 82억 원을 기록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하던 윈저를 지난 2022년 7월 매각한 뒤 독립법인 '윈저글로벌'로 분사했음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디아지오코리아는 이번 회계연도 기준 윈저글로벌 분사 전 보다 높은 매출을 달성했다. 윈저글로벌 분사 전 디아지오코리아의 2022 회계연도(2022년 7월~2023년 6월)의 매출액은 1534억 원이다.

주요 양주 수입사의 견조한 실적은 예상 밖의 결과다. 주류 시장의 유행 주기가 짧아지면서 위스키 수요가 사케 등 다른 주류를 취급하는 업체로 분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월부터 7월까지의 국내 위스키 수입액은 전년 대비 10.2% 감소한 1억4317만 달러(약 1890억 원)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 위스키를 중심으로 시장에 두터운 마니아층이 형성되면서 시장이 안정적으로 형성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위스키는 중장년층의 술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홈술 문화의 확산으로 2030 젊은 세대의 선택을 받기 시작하면서 꾸준한 수요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특수로 인한 골프 수요가 거리두기 해제로 거품이 빠졌듯이 위스키 등 고가 주류에 대한 거품도 꺼지면서 시장이 비교적 잠잠해졌다"면서도 "다만 위스키의 경우 두터운 마니아층이 형성되면서 견조한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