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안 팝니다"…이마트 '배추 수급 자신감' 배경은

시세보다 30% 정도 저렴하게 팔면서도 매일 공급물량 유지
이마트 단독 배추품종 운영…연초부터 재배면적 확대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4.9.27/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장기간 지속된 폭염에 배추 수급 불안이 발생했음에도 이마트가 시세보다 30%가량 저렴하게 배추를 판매하고, 중국산 수입 배추는 취급하지 않기로 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139480)는 현재 정부가 가격 안정을 위해 수입한 중국산 배추 판매 계획이 없다. 정부가 수입한 초도물량은 16톤으로, 27일부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비축기지 등에 입고된다.

이마트는 앞서 폭염과 열대야로 강원 고랭지 배추가 작황 피해를 입은 8월 22일에도 aT 농산물유통정보 기준 배추(상품) 1포기당 가격인 7293원보다 32% 저렴한 4980원에 배추를 팔았다. 이에 일부 지점에선 오픈 1~2시간 안에 완판되는 '오픈런' 현상이 생겼다.

추석 뒤인 26일엔 aT 농산물유통정보 기준 배추(상품) 1포기 가격은 1만 원에 가까운 9680원까지 상승했으나, 이마트에선 6384원으로 34% 저렴한 수준이었다. 이는 대부분 영업 마감 시간 이전에 완판되고 있다.

이처럼 일부 점포 완판은 발생하지만, 이마트는 매일 비슷한 수준의 물량 공급은 유지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이어지는 기상 피해로 가장 중요한 건 물량 수급"이라며 "농가와 사전 계약재배를 진행해 생산 전량을 매입하고, 영남·호남권 산지 바이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여름 배추는 고온 피해가 적고 음지가 많은 강원 홍천 등 준고랭지 농가와 사전계약을 진행해 산지 생산 물량 전량 매입계약을 맺었다. 대량 매입과 사전 기획에 농림축산식품부 할인지원 행사가 더해지며 6000원대까지 행사가가 낮아졌다.

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판매하는 배추. 2024.9.2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현재 여름 배추 수확량 자체는 적지 않지만, 폭염 피해로 품위가 높은 상(上)품이 적어 시세가 높다.

이에 이마트는 평창, 태백 등 고랭지 지역 단모작배(한 밭자리에 배추만 심은 곳) 배추와 홍천 등 준고랭지 지역 이모작 배추 등 다양한 산지를 통해 최대한 많은 상품을 수급 중이다.

가을 김장 배추 역시 안정적 물량 수급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가을배추는 산지가 강원 고랭지에서 전국으로 확대돼 시세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폭염에 폭우로 이중고를 겪는 상황이다. 특히 가을배추 주산지인 해남이 폭우 피해가 커 수확 물량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며, 충청 산지도 피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미 9월 말이라 배추를 다 뽑고 새로 정식(심기)하기엔 김장철이 지나버려 최대한 품위가 좋은 배추를 선별 판매할 예정이다. 가을배추는 10월 말~11월 초 수확하며, 이마트는 10월 말부터 사전예약을 받을 예정이다.

이마트는 절임 배추를 일반배추와 베타후레쉬배추 2가지로 운영한다. 이 중 베타후레쉬배추는 이마트 단독 운영하는 배추 품종이다. 일반 배추 대비 생육기간이 길어 재배는 어렵지만 일반 배추보다 아삭하고 쉽게 무르지 않는 강점이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어려운 재배 환경임에도 고품질 배추를 확보하기 위해 베타후레쉬배추를 전량 매입해 단독 운영해 보다 안정적인 물량 수급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초부터 홍천과 문경, 예산, 무안, 부안 등 다양한 산지와 계약재배를 해 지난해보다 재배면적을 늘린 것도 유효했다. 산지가 다양해 폭우 피해가 심한 곳, 덜한 곳이 나뉘어 위험 부담을 덜 수 있었다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