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공업 2.0 시대…한국 경제 성장 이끄는 'K-뷰티'

경공업 수출 10여년 새 6%→29.8%…1993년 이후 최고치
중기 수출 플러스 전환, 화장품이 1위…"뷰티, 신성장 동력"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코스모뷰티서울)·국제건강산업박람회(헬스&뷰티위크)'를 찾은 외국인 바이어들이 국산 화장품∙미용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2024.5.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K-컬처' 열풍에 힘입어 화장품 등 소비재가 주요 수출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한국이 프랑스를 제치고 화장품 최대 수입 국가로 떠올랐다. 이른바 '경공업 2.0' 시대다.

특히 대기업뿐만 아니라 인디 브랜드를 전개하는 이머징 업체가 화장품 수출을 주도하고 있어 성장세가 주목된다.

◇경공업 수출 이끄는 화장품 산업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4년도 2분기 중소기업 수출 동향'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중소기업 수출은 571억 달러(75조9316억 원)로 전년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2023년 4분기(+1.6%)부터 플러스로 전환된 중소기업 수출이 3분기 연속 반등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화장품은 상반기 품목 수출액 1위를 달성하며 눈에 띄는 호실적을 거뒀다.

화장품은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3년 한국 중소기업의 수출 품목에서도 전년 대비 20.2% 늘어난 53억8000달러(7조500억 원)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30.8% 증가한 33억 달러(4조3900억 원)로 역대 상반기 최고 수출액을 달성했다.

글로벌 K-뷰티의 수요 급증과 수출국 다변화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경공업이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후반 6%였으나 지난해 29.8%까지 증가하며 1993년(3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철강 등 단일 품목의 가격이 고가인 제품과 비교해 경공업 인기 제품은 라면, 화장품 등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제품임을 생각하면 더욱 유의미한 수치다.

29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올리브영 매장을 찾은 시민이 색조 화장품을 고르고 있다.2023.1.2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국내 중소 뷰기 기업, 해외서 '훨훨'

K-뷰티의 선전은 소수의 대기업이 아닌 경쟁력 있는 다수의 중소·중견 기업이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스킨1004를 운영 중인 크레이버는 올해 상반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 매출 1000억 원을 반기 만에 돌파했다. 크레이버의 상반기 매출은 1346억 원, 영업이익은 338억 원으로 지난해 한 해 매출(930억 원)과 영업이익(108억 원)을 반년 만에 추월했다.

크레이버의 매출 상승을 견인한 것은 산하 화장품 브랜드 스킨1004다. 스킨1004는 상반기에만 1029억 원의 매출을 올려 반기 매출 1000억 원이 넘는 대표 K-뷰티 브랜드로 거듭났다.

스킨1004는 해외 시장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전략이 적중했다. 실제 스킨1004는 다양한 대륙에서 고른 매출이 발생한다고 한다.

일본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96%, 114% 증가한 매출 30억 원 및 영업이익 4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에는 북미·유럽 지역에서만 작년 동기 대비 297% 늘어난 155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스킨1004 관계자는 "다양한 대륙과 국가에서 각각 현지 니즈를 반영한 마케팅을 진행한 결과 여러 제품이 고르게 매출을 견인하는 잠재력 높은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해외 세일즈 다각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르티르는 매출이 2018년 122억 원에서 지난해 1719억 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티르티르는 올해 상반기 수출 규모는 1억 달러에 달하며 연말까지 30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할 전망이다.

'도자기 크림', '레드 쿠션' 등 주요 제품을 보유한 티르티르는 국내에서 입소문을 타자 일본 시장을 시작으로 미주·대만 등 해외 진출을 본격화화했다.

현지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마스크 핏 쿠션'(레드 쿠션) 시리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해당 라인은 누적 판매량 1704만 개를 기록,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인생 쿠션'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K-뷰티 디바이스 열풍을 이끌고 있는 에이피알의 경우 올 상반기 해외 매출이 1344억 원으로 전체의 49.4%를 차지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은 콘텐츠로 촉발된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가장 쉽게 수익화할 수 있는 품목으로 K-컬처의 대표적인 수혜 산업"이라며 "국내 경제의 신성장 동력으로 향후 글로벌 수준의 기업이 활발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