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종 전 bhc 회장, 2심도 유죄…배임·횡령 및 매드포갈릭 인수 '빨간불'(종합)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제너시스비비큐(BBQ)의 내부 전산망에 불법 접속해 자료를 들여다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현종 전 bhc그룹 회장이 2심에서도 유죄를 선고 받았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배임·횡령 혐의와 매드포갈릭 인수 등 향후 경영 행보에도 발목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22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1부 장찬 부장판사는 박 전 회장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함께 제기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유지했다.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bhc 본사 사무실에서 당시 BBQ 재무팀 소속 직원인 A씨와 B씨의 아이디 및 비밀번호를 도용해 BBQ 내부 전산망에 두 차례 접속한 혐의를 받는다.

박 전 회장이 사내 정보팀장으로부터 A씨와 B씨의 그룹웨어(사내 전산망)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건네받아 당시 BBQ와 진행 중이던 국제 중재소송 관련 서류를 열람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해당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부정하게 취득됐고, 박 전 회장이 이를 알고 있음에도 이를 활용해 BBQ서버에 접속한 것으로 봤다. 당시 BBQ와 bhc사이의 ICC(국제상공회의소) 중재 소송에서 유리한 정보를 취득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했다.

박 전 회장은 집행유예로 구속은 면했지만 유죄는 면하지 못했다. 이번 유죄 판결은 박 전 회장의 향후 송사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 전 회장은 이전 회사인 bhc로부터 횡령 및 공금·법인카드 유용 혐의도 받고 있다. 규모는 약 20억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를 두고 지난해 말 경찰은 박 전 회장의 자택과 bhc본사 등을 압수수색하고, 법원은 지난 4월 박 전 회장 딸의 부동산에 대해서도 가압류를 한 상태다.

박 전 회장의 경영 행보에도 장애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최근 측근 인사를 통해 매드포갈릭 운영사인 MFG코리아 인수를 진행 중이다.

MFG코리아는 TGI프라이데이 한국 사업권을 갖고 있어, 현재 인수 절차는 TGI프라이데이 글로벌 본사의 승인이 남은 상태인데 재판 결과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박 전 회장은 재판부 선고가 끝나자마자 재판장을 빠져나가 향후 상고를 진행할지 여부는 듣지 못했다.

BBQ 측은 "일부 아쉬움은 있으나, 범죄 행위에 대한 법원의 단죄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 전 회장은 자신이 몸담기도 했던 경쟁사에 경영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거액의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으며 경쟁사 경영진에 대한 음해를 일삼았다"며 "박 전 회장은 이번 판결로 일부분이나마 법의 심판을 받게 된 것이며, 앞으로도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충분히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