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脫 큐텐' 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에 입장차…불화설 '무게'
구영배, 양사 매각에 "대표 개별 추진" vs "동의했다"
위메프 경영난 가속화에 큐텐·위메프 갈등 가능성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싱가포르 기반 e커머스 큐텐과 계열사 '티메파크'(티몬·위메프·인터파크 커머스)가 검찰의 전방위 압수수색으로 사면초가 위기에 처했다.
이에 위메프와 인터파크 커머스가 생존 방안 중 하나로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그룹 내 수장인 구영배 큐텐 대표의 반응이 다소 엇갈려 관심이 모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큐텐의 계열사 위메프 류화현 대표와 인터파크커머스 김동식 대표는 매각을 위해 각자 인수 희망처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 대표 역시 이런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양사의 매각설을 바라보는 구 대표의 시선은 크게 달랐다.
구 대표는 위메프의 매각 추진에 대해 "위메프의 대표가 본인의 네트워크를 통해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저는 큐텐 차원에서 론(대출) 등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위메프의 매각 추진이 구 대표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구 대표는 인터파크 커머스의 매각 추진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오픈하고 각 사의 생존을 위해 방안을 찾는 것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인터파크 커머스의 매각은 서로 대표 간 서로 합의해 추진 중이란 취지다.
일각에서는 구 대표가 양사의 매각에 온도 차를 보인 것을 두고 구 대표와 계열사 대표들 사이에 소통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라 분석한다.
류화현 대표와 김동식 대표는 모두 큐텐에 인수된 후 대표 자리에 올랐다.
류 대표는 위메프의 창립 멤버로 2010년부터 마케팅실장, 기획본부장, 운영마케팅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6월 김효종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를 맡았고, 김 대표 역시 2010년 인터파크에 입사해 사업기획실장, 커머스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다만 류 대표는 지난 4월 큐텐이 미국 e커머스 플랫폼 위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위메프의 판매 대금을 끌어다 쓴 뒤 위메프의 경영난이 가속화되자 구 대표와 불화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프 직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메모에선 지난 4월 큐텐이 위시 인수 자금을 위메프의 판매 대금에서 끌어쓰자 위메프는 과도한 판촉 행사로 큰 손해를 입었고, 인력 감축, 회생 절차까지 염두해야 할 수준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7월 23일 자 위메프 팀 회의 메모에선 "회생절차 밟을 예정", "법적 싸움!!! 류 vs 구" 등 류 대표와 구 대표 간의 갈등을 암시하는 내용이 발견되기도 했다.
소비자 대응 방식에서도 차이가 났다. 모기업인 큐텐, 위메프에 이어 미정산 사태를 겪은 티몬은 모두 무대응으로 일관하다 며칠이 지나서야 임원들이 등장했다.
반면 류 대표는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항의하자 지난 25일 자정 무렵 직접 본사를 방문해 밤샘 대응하며 환불 처리를 진두지휘했다.
류 대표는 당시 기자들과 만나 "원래 이렇게(직접 현장 처리) 하는 게 원칙은 아니다"라며 그룹 차원의 동의가 없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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