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시기준 높아지고, 설사 유발까지…제로 소주·음료 돌풍 '제동'

식약처, 제로슈거 제품에 감미료·열량정보 함께 담도록 개정
제로 빙과·음료 먹고 배탈에 "과다 섭취 말아달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고객이 제로칼로리 음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4.2.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제로 소주·음료·빙과의 상승세가 계속될까. 최근 관련 표시 기준이 높아지고, 과다 섭취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설사·복통을 호소하는 등 부정적인 전망도 높아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4일 제로 슈거 제품에 대해 소비자 정보 제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식품 등의 표시기준'을 개정·고시했다.

현재는 당류 함량이 100mL당 0.5g 미만인 경우 '제로 슈거' 또는 '무당'이라고 표시할 수 있지만, 2026년부터 감미료 함유·열량 정보를 함께 담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한편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국내 카페 브랜드의 '제로' 제품을 두어 잔 마셨더니 복통과 설사가 발생했다는 내용이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중요한 시험이 있으면 제로 아이스크림을 먹지 말아라. 배탈이 잘 안 나는데, 대체당과 찬 음식을 더하니 더 심해졌다"고 전했다.

제로 음료, 아이스크림 제품에는 설탕 대신 단맛을 내는 알룰로스, 말티톨, 에리스리톨 등의 감미료가 들어간다. 다만 미국 식품의약국(FDA)·한국식품연구원 등에 따르면 이들 감미료는 체내에서 대사 작용을 일으키지 않아 과다 섭취했을 경우 설사·복부팽만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디야커피는 지난달 29일 출시한 제로슈거 음료인 △제로슈거 아이스티 △제로슈거 아샷추(아이스티에 샷추가) 2종과 관련해 홈페이지, 앱 등에서 "대체당(에리스리톨) 섭취는 개인에 따라 복통 및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어 민감하신 분은 레귤러 사이즈를 권해드리며, 섭취량은 하루 1잔을 넘기지 않는 것을 추천드린다"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최근 국내 식음료 업계에선 '제로'가 트렌드를 이끄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설탕을 넣지 않은 제품은 '제로 슈거'로 칼로리가 없는 제품은 그야말로 '제로'를 전방에 내걸고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2023년도 보고서가 인용한 마켓링크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제로탄산음료 시장 규모를 3683억 원으로 전년도 2378억 대비 54.9% 증가한 것으로 봤다. 제로탄산음료는 전체 탄산음료 시장에 약 25%를 차지했다.

롯데칠성음료(005300)의 제로 슈거 소주 '새로'는 2022년 9월 출시 후 산뜻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큰 인기를 모았고, 지난해에는 연 매출 1000억 원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소주 시장 점유율 21%를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로 슈거, 제로 음료 제품이 건강에 다 좋은 건 아니지만, 식약처에 규제로 판매가 불편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당장 규제가 적용되진 않지만, 장기적인 상승세는 주춤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