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600억 키 쥔 구영배 '책임회피' 논란…큐텐 꼬리자르기(종합2보)
위메프·티몬 '자금난 사태' 불구 회사와도 연락두절
컨트롤타워 부재 속 오너 잠적·해외도피설 '직격탄'
- 김명신 기자, 이강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이강 기자 = 싱가포르 기반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 큐텐(Qoo10)그룹 산하 티몬·위메프 사태를 둘러싸고 구영배 대표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셀러 판매 대금 미정산에 이어 고객 환불 지연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룹의 오너격인 구 대표가 사태 수습에 나서지 않으면서 '모럴해저드'(moral hazard, 도덕적 해이)를 둘러싼 세간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7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는 결국 폐쇄됐다. 위메프 역시 온라인 환불 조치로 전환하면서 사실상 본사가 잠정 운영 중단에 들어간 상태다. 티몬과 위메프의 사실상 재무 컨트롤타워인 큐텐테크놀로지는 외부 출입을 막은 상황이다.
이날 오전까지 티몬 본사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은 "30억 원을 집행하려고 했었지만 내부적으로 자금 흐름이 고인 상황으로, 추가 10억 원 정도 확보해 순차적으로 환불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추가 자금 확보 경위와 관련해 '큐텐 600억 원'에 대해서는 "자금 확보가 중요한 상황으로 (자름 경위)노출이 되거나 이러면 굉장히 곤란해질 수도 있다"면서 "600억 원이라고 말한 것이 아닌 들은 적이 있다고 한 것으로, 아마도 그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티몬이 엄청난 자금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전체 환불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 중국 600억 자금설 수혈 불투명…큐익스프레스 '꼬리자르기'
중국발 600억 원 자금설이 제기되면서 구영배 큐텐 대표의 자금 출처 확보와 출국 금지 조치 등이 무게가 실리고 있다. 회사 측에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일각에서는 해외로 출국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한국에 체류 중으로 알려졌다.
권 본부장은 구 대표에 대해 "최근에는 연락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원래는 소통을 계속했는데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류화현 위메프 대표 역시 "한국에 있고 그룹사 전체 활동을 하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이번 사태의 배경으로 구 대표가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Qxpress Pte. Ltd.)의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국내 기업들을 무리하게 인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구 대표의 책임 회피 논란이 대두되고 있다.
구 대표는 2022년 2월 한국법인 '큐텐코리아 유한책임회사'(Qoo10 Korea LLC.) 설립해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으며 그해 9월 티몬 인수를 시작으로 2023년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 2024년 위시와 AK몰을 잇따라 인수했다.
위메프의 지난해 자본총계는 -2398억 원으로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티몬의 2022년 기준 자본총액은 -6386억 원이다. 올해 4월 제출 마감인 지난해 감사보고서는 제출도 못했다. 이탈이 가속화되고 현금 유동성 막히면서 큐텐그룹의 연쇄 부도 위기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큐익스프레스가 구 대표를 사임하는 발표를 내놔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큐익스프레스 측은 "최근 관계사로 편입된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문제로 인해 큐익스프레스의 서비스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회사 내부 공지를 통해 구영배 대표의 최고경영자(CEO) 사임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오너 리스크 악재까지 겹친 큐텐이 자금 수혈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 600억 원 투입 역시 불투명한 상황으로, 큐텐 사태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서는 구 대표의 결단이 관건이지만 여전히 침묵하면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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