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잘돼도 문제"…K-푸드 딜레마 '김' 가격·생산 안정될까
올해 생산량 전년보다 늘었지만, 산지 가격 2배 가까이 점프
육상양식, 수출 대응·기후 위기 필요하지만…"빨라야 내후년"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K-푸드가 전 세계 시장에서 환영받으면서 수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김을 바라보는 국내 소비자 시선은 아쉽기만 하다.
한정된 생산량에 수출 물량 비중이 커지면서 '김값'은 '금값'이 됐고, 정부와 기업들은 육상 양식 등 생산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단기적인 가격 안정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3일 통계청 6월 소비자 물가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김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8.6% 상승했다. 6월뿐 아니라 올해 김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 5월 생산이 종료된 올해 김의 생란량은 1억 4970만 속으로 최근 5년 평균에 대비해선 1.5% 낮은 수준이지만, 전년도에 비교하면 6% 늘었다.
그럼에도 올해 평균 산지 위판 가격은 ㎏당 1921원으로 지난해 1093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우리나라 외 원초 생산국인 중국·일본이 흉작을 맞았고, 반대로 글로벌 수요는 늘면서 수출 물량이 늘어난 탓이다.
지난 5월까지 김 수출 물량은 4697만 속, 수출액은 4억 3263만 달러로 물량은 전년 대비 2.3% 늘었고, 수출액은 김 가격 상승에 힘입어 전년 대비 31.6% 증가했다.
김 가격 상승에 편의점 GS25는 지난 16일 대표 상품인 삼각김밥에서 김을 뺀 주먹밥 시리즈를 내놓기도 했다.
최근 해양수산부는 내년부터 김 육상 양식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 예산을 책정하고 생산 방식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고·저수온, 기후변화, 해역오염 등 안전한 김 생산 기반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김 육상 양식이 가능해지면 10월 하순부터 5월 초순까지 한정된 김의 채취 시기와 상관없이 매년 일정한 양의 김 생산도 가능해진다.
업계에서는 K-푸드 인기의 지속 상승,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장기적 관점의 김 육상 양식은 꼭 필요하다는 평가다. 현재 국내에서는 대상(001680)·풀무원(017810)이 김 육상 양식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상황이다.
지난 5월 일찌감치 육상 양식 김을 담은 칼국수 제품을 내놨던 풀무원 측 관계자는 "(육상 양식이) 상용화되면 파급 효과는 클 컷"이라고 평가했다. 또 대상 측에서도 "오히려 바다에서 키우는 김보다 더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키워낼 수 있을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다만 상용화 시점이 아직 멀리 있어 당장의 김 가격 안정화는 어렵다는 평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육상양식 김의 개발이 빨라야 내후년 시장이 좀 형성될 것"이라며 "지금의 물가 안정과는 별개로 봐야 한다"고 했다.
또 "현재 높아진 김 가격에 어느 정도만 맞출 수 있으면 육상 양식 김이 가성비를 갖출 수도 있어 (높아진) 김 가격에 수렴되는 지점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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