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인수 추진하는 오아시스, '사업 확장·IPO 재추진' 포석 무게
FI에 인수의향서 전달, 답변 대기…11번가 인수시 몸값 ↑
인수시 식품배송 넘어 오픈마켓·직구도…e커머스 판도변화
-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370190)가 국내 e커머스 업체 11번가 인수 검토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최근 11번가 매각을 주도하는 재무적 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에 인수 의향서를 전달하고 FI 측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인수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SK스퀘어(80.26%)에 이은 2대 주주로 11번가 지분 18.18%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3500억 원, 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가 1000억 원, MG새마을금고가 500억 원을 투자했다.
2011년 오프라인에 먼저 문을 연 오아시스마켓은 2018년 신선식품 새벽배송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오아시스마켓을 론칭했다. 올해 1분기엔 매출 1289억 원, 영업익 62억 원으로 각각 12%, 567% 신장을 기록하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창업 이래 연간 영업익 흑자를 지속하고 있으나 지난 한 해 매출은 4754억 원으로 새벽배송 라이벌인 컬리의 4분의 1 정도라 외형 성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오아시스가 기업공개(IPO) 재추진을 위한 몸값 높이기 차원에서 인수를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으나 다수 기관투자자가 공모가 희망 범위 하단 이하를 써내면서 철회했다.
당시 기관 수요예측에서 투자자가 인정한 몸값은 6300억 원 수준이었다. 현재 FI 주도로 재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11번가는 매각가가 5000억 원대로 알려졌다.
11번가는 2022년부터 2년 연속 1000억 원 넘는 영업적자를 내면서 2018년 투자 유치 당시(2조7000억 원 수준) 대비 기업가치가 큰 폭 하락한 상태다.
오아시스가 11번가를 인수하면 기업가치는 1조 원 이상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1분기 기준 오아시스 현금보유액이 1200억 원 규모라 인수 방법 중 하나로 지분교환 방식이 거론된다. 앞서 큐텐이 사모펀드 등이 보유한 티몬 지분과 큐텐 지분을 교환하는 방법으로 티몬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현재 현금으로 5000억~6000억 원을 갖고 있다고 확답할 순 없다"면서 "인수 가격은 그때 가서 정해지는 거고 인수 방법은 다양해 다른 방법들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아시스가 11번가를 인수할 경우 e커머스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오아시스가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넘어 11번가의 오픈마켓, 2021년부터 시작한 아마존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직구 플랫폼도 이용할 수 있게 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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