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1등 농심 변화 이끈 비결은?…시너지 극대화에 주력"
[유통人터뷰] CU 간편식품팀 임재영 책임(MD)
"농심 본사서 PT하며 끈질긴 설득…맛, 패키지 모두 신경"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편의점 1등과 라면 업계 1등의 만남."
지난 3월 말,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CU와 농심(004370)이 유통업계 최초로 간편식 제휴를 맺고 '짜파게티 간편식 시리즈' 출시 소식이 알려리자, 업계 이목이 집중됐다.
끊임없는 유통업계의 '러브콜'에도 쉽사리 움직이지 않던 농심이 드디어 영역 확장의 의지를 보인 신호탄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짜파게티'가 라면 외 형태로 판매된 건 1984년 출시 이후 40년 만에 처음이다.
1일 농심의 변화를 이끈 주역인 CU의 간편식품팀 임재영 책임(MD)을 만나 그 비결을 물었다.
◇"시생산 들고 가 PT까지…'맨땅에 헤딩' 통했죠"
임 책임은 먼저 짜파게티 간편식 시리즈가 100만 개 판매량을 돌파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은 데 대해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임 책임은 "농심과 협업은 '맨땅에 헤딩'하다시피 이뤄졌다. 고생을 많이 했다"며 "다른 도움 없이 제품 개발은 물론 계약서 작성, 배송까지 우리 팀에서 하나하나 신경 써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두 번째 협업 주자인 '배홍동 시리즈' 역시 가맹점의 발주량이 평시보다 30%가량 많은 상태다. 6월 말 출시 후 일주일도 안 돼 '비빔참치 유부밥바'가 삼각김밥을 제외한 주먹밥 매출 순위 1위에 등극했다.
이번 협업은 CU 간편식품팀의 끈질긴 설득 끝에 이뤄졌다. 임 책임은 "우리가 여러 번 문을 두드렸다"며 "팀장님께서 공장에서 시생산한 상품을 30개씩 들고 농심 본사로 찾아가 임원 앞에서 PT까지 했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간편식품팀의 열정과 '만능 소스' 제품을 좀 더 알리고자 하는 농심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면서 농심의 제품을 '면'이 아닌 다양한 형태로 소비자들에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만능 소스 맛 극대화 주력…마케팅 효과는 '덤'
제품이 출시되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협업의 주인공인 '만능 소스'의 맛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간편식의 형태를 해치지 않을 정도의 '조화'를 만들기까지 임 책임과 개발자의 많은 노력이 있었다.
임 책임은 "소스류는 부재료이기에 무한정 많이 넣을 순 없다. 제품 밖으로 소스가 새거나 간이 짜질 수도 있다"며 "CU가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와 레시피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제품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패키지 디자인도 치열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임 책임은 "콜라보레이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보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패키지의 색깔, 문구, 사진은 물론 만능 소스 이미지를 삽입해 마케팅 효과까지 노렸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협업 상품을 만들어온 임 책임에게 앞으로의 각오를 물었다. 그는 "고객들에게는 신선하고 재미있는, 점주들에게는 높은 매출을 안겨주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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