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뛰어넘고 영역 확장…편의점, 상품군 늘리고 면적 키운다
점포당 인구수 942명…2000명대인 일본보다 경쟁 심해
CU, 헬스 이용권도 판매…대형 특화매장으로 활로 찾기도
-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국내 편의점이 5만 개를 돌파하며 포화 상태에 달한 가운데 편의점 업계가 경계를 뛰어넘고 면적을 키워 상품영역을 확장하는 등 활로 모색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5만 4875개다. 2019년(4만 4884개)엔 전년 대비 7.1%에 달하던 점포 수 성장률은 2020년 6.4%, 2021년 6.3%, 2022년 6.1%로 매년 성장폭이 줄다 2023년엔 1.9%에 그쳤다.
지난해 인구수(5171만 명)를 편의점 점포 수로 나누면 1곳당 인구수는 942명으로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2100명대)의 절반 수준이다. 그만큼 고객 유치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판매 상품 영역도 확장되고 있다.
BGF리테일(282330) 운영 CU는 피트니스센터 브랜드 스포애니와 손잡고 업계 최초로 피트니스 이용권 판매를 시작했다. 이용권은 총 6종으로 최대 65% 이상 할인 혜택도 준다. CU 점포 포스에 등록된 프리페이드 바코드를 통해 결제하면 전국 스포애니 지점에서 사용가능하다.
CU에서 현재 판매하는 프리페이드는 200여 종에 달한다. 가장 매출이 높은 카테고리는 문화상품권(59.0%)이고, 게임 충전(39.0%)이 뒤를 이었다. CU 관계자는 "전국 최대 점포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양한 채널과 제휴를 확대, 고객 편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007070) 운영 GS25는 5월부터 즉석조리 '고피자' 콘셉트 매장 가맹점 전개를 시작했고, 3월엔 글로벌 유전자 분석 기업 마크로젠과 손잡고 업계 최초로 유전자검사 연계 서비스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편의점은 '대형화'로 종합 생활 플랫폼 역할도 노리고 있다. 상품 판매를 넘어 택배, 금융 서비스 등 생활 편의 제공 업태로 변모하는 것이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본부 정보공개서를 살펴보면 서울 기준 2022년 GS25 점포당 평균 면적은 63.5㎡로 2020년(55.1㎡)보다 커졌다. 같은기간 CU는 61.2㎡에서 63.7㎡로, 세븐일레븐은 52.6㎡에서 54㎡로 넓어졌다.
대형 편의점은 과일, 채소 등도 다양하게 취급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기업형슈퍼마켓(SSM)과 유사한 형태가 되고 계열사 SSM에서 판매하는 자체브랜드(PB) 상품을 팔기도 한다. GS25는 GS더프레시, 이마트24는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계열사 중 SSM이 있다.
이 중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이마트가 흡수합병해 7월 합병법인을 출범시키고, 추후 이마트24 소싱까지 합쳐 통합 시너지 창출에 나설 예정이다.
GS25는 일반 편의점보다 면적이 넓은 신선강화형 매장(FCS)을 올해 중점 전개 중으로, 농축수산 신선식품군을 500종 이상 확충했다. GS더프레시에서 판매하는 PB '리얼프라이스'도 편의점에서 운영 중이다.
CU는 '라면 라이브러리' 흥행에 힘입어 특화 매장을 확대한다. K-라면 특화 편의점인 라면 라이브러리 첫 매장인 서울 홍대상상점은 약 200㎡(60평대) 규모다. 3월 말엔 특허청에 '비어 라이브러리' '맥주 도서관' 등 상표권도 출원했다.
세븐일레븐은 2019년부터 일반 점포 대비 큰 약 30~40평 공간에 차별화된 먹거리와 시식공간을 갖춘 '푸드드림'을 전개하고 있다. 이 점포는 일매출과 객수가 일반 점포보다 1.5배가량 높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 다양한 콘셉트를 집어넣고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매장 면적을 늘려나가는 추세"라며 "실제 오픈은 임차 조건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지만 가능하면 이왕이면 큰 곳으로 들어가자고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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