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대표이사 하겠다"던 큰언니…구지은 임기 만료일에도 '감감무소식'

4일 자정 구지은 임기 종료…이사진 3명 경영 맡아본 적 없어 우려
회사에서 해야 한다는 규정 없어…"대표이사라도 선임해 혼란 줄여야"

아워홈 마곡 본사 전경.(아워홈 제공)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아워홈의 경영권 분쟁이 장남·장녀 연합의 승리로 끝나며 회사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현 대표이사 구지은 부회장의 임기 종료가 4일 자정으로 예정돼 있음에도 대표이사를 자처했던 큰 언니 구미현 씨는 아무런 의사 표현이 없는 상황이다.

연 매출 2조 원대 식품업체 아워홈의 경영 공백 및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주총회를 거쳐 탄생한 새로운 이사회는 이날까지 회사의 대표이사를 누구로 한다는 등의 내용을 전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법에 따라 대표이사는 회사의 이사회 결의로 선정된다. 아워홈의 이사진은 아워홈 오너일가의 큰 언니 구미현 씨와 그의 남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 큰오빠 구본성 전 부회장의 아들 구재모 씨 3인으로만 구성됐다.

미현씨는 2021년 당시 동생들인 구 부회장·명진 씨와 손을 잡고 오빠 구 전 부회장을 끌어내렸지만, 배당 문제로 구 부회장과 노선이 갈렸다. 이후 지난 4월 정기 주총에서 구 부회장 등 기존 사내이사들의 임기 연장안을 부결시켰다.

아워홈의 지분구조는 구 전 부회장이 38.56%로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고, 동생들인 장녀 미현씨 19.28%, 차녀 명진 씨 19.6%, 막내 구 부회장이 20.67%를 갖고 있다.

미현씨는 지난달 30일 임시 주총을 하루 앞두고 동생들에게 서한을 보내 "내가 대표이사를 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그러나 미현씨 부부는 경영 일선에 나서 본 적이 없고, 재모씨 역시 아버지 구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았던 당시 6개월가량 아워홈의 사원으로 근무한 것이 전부다. 업계에서는 아워홈 신임 이사진의 경영 이해도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구 부회장의 임기는 당초 3일로 알려졌으나, 아워홈 측에 따르면 임기 시작일 등을 고려해 4일 자정까지가 임기라는 설명이다.

구 부회장의 임기가 끝나면 아워홈은 대표이사 공석 상태가 된다. 아워홈은 구 부회장의 견인으로 '신성장테크비즈니스 부문'을 신설하는 등 푸드테크 분야 진출에 속도를 내던 상황에서 급브레이크를 밟게 됐다.

다만 이사회를 회사에서 해야 한다는 규정이 따로 없고, 이사회는 유선으로도 참석할 수 있어 세 명의 이사진이 따로 이사회를 진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 명의 이사가 현시점에선 회사 내 별다른 직책이 없어 회사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회를 하려면 유관 부서의 도움이 필요한데, 회사에 내용 전달이 안 되는 것 같다"며 "일단 대표이사가 공석이 될 테니 대표이사라도 선임해야 회사 내 혼란이 줄어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