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머스에 맞서자"…토종 e커머스, 상반기 행사에 '화력 집중'
11번가, 상반기 행사 규모 키워…G마켓, 역대급 비용 투입
가전 중심으로 흥행 성공…"C커머스와 다른 경쟁력"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토종 e커머스 G마켓과 옥션, 11번가가 중국 e커머스(C커머스)에 빼앗긴 소비자 발길을 되돌리기 위해 올해 상반기 역대급 할인 프로모션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C커머스의 초저가 공세에 맞서 매년 여는 정기 행사 규모를 확대하고 혜택을 강화했는데, 알리·테무보다 경쟁력을 갖춘 '가전'을 중심으로 흥행에 성공해 가능성을 봤다는 평가다.
◇11번가 '십일절 페스타'로 확대…G마켓과 옥션 "1000억 투입"
16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 11일까지 기존 상반기 기획전 규모를 메인 행사급으로 확대한 '십일절 페스타'를 진행했다.
통상 11번가는 상반기엔 상위 브랜드 위주의 대형 기획전을 5월 초 진행하고, 하반기인 11월 '그랜드 십일절'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C커머스의 거센 공세에 국내 e커머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반기 행사에 화력을 쏟아부었다.
우선 가정의 달을 겨냥해 행사 시점을 4월 말로 앞당겨 기간을 늘렸다. 앞선 상반기와 달리 이름에 '십일절'을 넣어 11번가의 메인 행사란 점을 강조하고 원래 없던 '매시간 타임딜'도 진행했다.
또한 카테고리별로 혜택을 강화해 특가 상품을 판매하고, 할인 행사에 나선 판매자들의 상품은 더욱 잘 노출시키며 참여를 유도했다.
G마켓과 옥션은 오는 20일까지 진행하는 상반기 최대 할인 행사 '빅스마일데이'에 기존 행사 비용의 2배에 달하는 1000억 원을 투입하고 그중 700억 원을 들어 할인 쿠폰과 카드 할인 등 가격 혜택을 제공했다.
아울러 5월 한 달간 멤버십(신세계유니버스클럽) 신규 가입 회원의 연회비를 84% 낮추고 마케팅 비용을 200억 원으로 늘렸다. 구독자가 300만 명이 넘는 유튜버 '피식대학'을 광고 모델로 섭외해 차별화된 광고 콘텐츠도 제작했다.
◇막강한 혜택에 상반기 행사 성공…"저력 보여줘야"
막강한 화력에 힘입어 두 업체의 상반기 행사는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1번가는 행사 기간 중 앱 방문자 수가 약 620만 명에 달했다. G마켓과 옥션은 행사 첫날 거래액이 1000억 원을 넘었고 역직구몰 거래액은 2배 증가했다.
특히 C커머스에 비해 신뢰도가 높은 '가전' 카테고리가 흥행을 이끌었다.
11번가의 경우 이번 행사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삼성 갤럭시북4'으로, 누적 판매액이 40억 원을 넘었다. 로봇청소기, 에어컨, 화장품 등도 누적 판매액이 10억 원을 돌파했다.
G마켓과 옥션은 7~13일 1인당 평균 구매 객단가가 평시(1~4월 동요일) 대비 15% 늘었다. 드라이기·고데기는 2배 가까이 늘고 로봇청소기는 42% 증가하는 등 강세를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C커머스에 안전성 문제가 불거져 사용자 증가 추세가 주춤하다"며 "토종 e커머스가 저력을 보여줘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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