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머스發 어닝쇼크?' 쿠팡, 7분기만의 '적자'에 시간외주가 7%↓

쿠팡 "파페치 손실 반영" 설명하지만…알리·테무 공습 여파
알리·테무 월 1700만명 사용, 1분기 中직구 54%↑ '사상최대'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쿠팡이 8일 영업이익이 절반 이하로 줄고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는 실적을 발표했다.

미국 뉴욕증시 장 마감 이후 발표된 실적에 쿠팡 주가는 시간외에서 6~7% 하락하며 21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쿠팡은 1분기 매출이 9조 4505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8% 늘어났다고 이날 공시했다.

그러나 쿠팡의 영업익은 급감했고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1분기 영업익은 531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1% 줄었다.

같은기간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1160억 원)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서 318억 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분기 당기순손실은 2022년 2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이다.

블룸버그는 이날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의 알리익스프레스, PDD 홀딩스의 테무가 공격적으로 진출하며 새로운 시장에서 성장을 모색하는 상황"이라며 "매출은 예상을 상회했지만 손실이 크게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월가에선 쿠팡이 이번 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호조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쿠팡Inc 주가

JP모건은 쿠팡 로켓배송·로켓그로스 등의 견고한 성장세에 1분기 실적으로 영업익 2060억 원, 당기순익 1380억 원을 예상했다.

JP모건은 "쿠팡의 향후 수익성이 줄어들 것이란 의문이 나왔지만 더 이상 실망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알리와 테무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매출 컨센서스로 69억 3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0.05~0.07달러를 예상했다.

쿠팡의 이번 매출(71억 1400만 달러)은 컨센서스를 웃돌았지만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예상치를 벗어났다. 1분기 1300억~1500억 원의 당기순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손실을 낸 탓이다.

투자업계에선 극초저가를 내세운 알리와 테무의 한국 시장 공습이 이번 실적에 영향을 미친 부분이 적잖을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은 이날 "파페치 손실 등이 순이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지만, 패션과 가전 등 여러 분야에서 저렴한 중국산 상품을 쏟아낸 이른바 'C커머스'가 이번 실적 악화를 좌우했다는 설명이다.

알리와 테무의 월간 사용자 수는 1700만 명으로 쿠팡의 절반에 달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중국 직구는 9384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3.9% 증가하며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 직구금액(3조 1000억 원)을 올해는 크게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