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고난의 행군' 지방 소주사…'점유율·매출·영업익' 하락 삼중고

대형 주류업체의 소주 시장 지배력↑, 지방소주 점유율·실적↓
선양소주, 보해양조 지난해 영업손실 기록…적자 전환

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맥주와 소주 등 주류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 2024.4.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지방 소주 회사들이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며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국내 소주 시장 규모가 줄어들었고 하이트진로(000080)와 롯데칠성음료(005300)의 소주 시장 지배력이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학, 금복주, 대선주조, 선양소주 등 지방 소주 업체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줄었다.

부산·경남을 지역기반으로 두고 있는 무학(033920)의 지난해 매출은 1465억 7370만 원으로 전년보다 4.1%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3% 증가한 161억 6294만 원을 기록했다.

전남 목포에 본사를 둔 보해양조(000890)는 지난해 28억 370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2.4% 증가한 930억 8478만 원이었다.

대구·경북의 금복주는 지난해 매출 602억 9613만 원과 영업이익 2억 7774만 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5.7%, 95.7% 급감했다.

부산 대선주조의 지난해 매출은 563억 3766만 원으로 전년보다 8.6%, 영업이익은 56억 4819만 원으로 43.7% 감소했다.

대전에 본사를 둔 선양소주는 지난해 16억 3062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선양소주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5.0% 감소한 473억 8052만 원이었다.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소주가 진열돼 있다. 2024.1.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지방 소주 회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의 시장 지배력이 확대된 탓이 크다.

최근 10년간 소주 제조사의 소매시장 점유율을 보면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의 점유율은 상승했지만, 지방 소주 회사의 점유율은 하락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2016년 발간한 시장보고서 자료와 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를 보면 2013년과 2023년 하이트진로의 소주 소매시장 점유율은 46.7%에서 59.8%로 13.1%p, 롯데칠성음료는 13.6%에서 18.0%로 4.4%p 각각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무학은 14.1%에서 7.9%로 6.2%p, 금복주는 8.0%에서 4.1%로 3.9%p 각각 하락했다. 대선주조의 소매시장 점유율은 2020년 4.3%에서 2023년 3.3%로 1.0%p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 소주의 소매시장 점유율과 실적이 하락하고 있어 대형 주류 업체에 매각되거나 문을 닫는 경우가 나타날 수 있다"며 "생존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yos54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