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셀러 몰려온다"…알리, 2조 투입해 中 판매자 보조금 지원

中 우수 판매자·브랜드 유치…보조금, 마케팅, 물류 지원
보조금 받은 中 셀러 가격 경쟁력 우위… 국내 영향 미칠듯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더 많은 중국 판매자를 유입하기 위한 '100억 위안(약 1조 9000억 원) 보조금' 지원에 나선다.

막강한 자본력으로 무장한 알리가 중국 판매자들에 보조금까지 지원하게 되면 이미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는 국내 e커머스업계, 특히 오픈마켓의 한국 판매자들이나 중소기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업계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알리 본사는 중국 브랜드와 판매자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마케팅, 물류 차원의 혜택을 제공하는 '100억 위안(약 1조 9000억 원) 보조금' 정책을 이르면 5월 선보인다.

테무, 쉬인 등 자국 경쟁업체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자, 중국의 우수 브랜드와 판매자를 유치해 해외 e커머스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우선 초기엔 1000개의 중국 브랜드와 판매자를 선정해 보조금을 제공할 계획이다. 실제로 '100억 위안' 모두 투입 여부는 미지수지만 최소한 조 단위의 지원책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대형 가전 브랜드의 공식 입점도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정된 판매자는 보조금 지원을 받을 뿐만 아니라 알리바바그룹의 해외 사업 부문인 알리인터내셔널디지털커머스(AIDC) 산하 e커머스 플랫폼인 라자다, 미라비아, 트렌디올, 다라즈 등의 채널에서도 판매가 가능하다.

이밖에 앱에서 브랜드 로고나 링크를 우선 노출하며 트래픽을 유도하는 한편, 알리바바 물류 계열사인 '차이냐오'의 배송서비스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침체에 빠진 중국 내수 시장 내 제조·유통업체들을 해외로 진출시키기 위한 알리 본사의 이번 정책은 국내 e커머스업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알리는 한국에서 입점·판매 수수료 무료, 무료 배송·교환 정책으로 소비자와 판매자 유치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최근 1000억 원 상당의 쇼핑 보조금을 지원하는 '1000억 페스타'까지 실시하면서 매출과 판매자의 수가 급증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의 지난달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87만 명으로 매달 빠르게 늘고 있다. 보유 현금은 100조 원 규모로 쿠팡(7조 원)의 10배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미 중국에서 물건을 유통하는 국내 중소 판매자들은 중국 플랫폼의 초저가 전략에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 판매자를 지원하는 막대한 보조금까지 투입되면 가뜩이나 기운 운동장이 더 기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테무가 한국 시장의 점유율 및 충성 고객을 늘리기 위해 초저가 기조를 계속 유지하면서 국내 오픈마켓 업체들은 매출이 감소하는 등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알리가 지금보다 더 많은, 양질의 판매자를 확보하게 되면 구매력(바잉 파워)을 높이게 되어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