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실업, 2년 연속 '2조 클럽' 입성 실패…"매출 반등 기대"

'코로나발 보복 소비·킹달러' 효과 끝…올해 변곡점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한세실업제공)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패션 OEM 대표 기업 한세실업(105630)이 2년 연속 매출 2조 원 달성에 실패했다.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은 올해 매출 2조 원을 회복하는 '청사진'을 제시했으나 지속되는 글로벌 경기 둔화 탓에 이를 실현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세실업은 지난해 매출 1조7087억 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매출 2조 원 달성에 실패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2.5% 감소하며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3% 줄어든 1682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세실업은 코로나 기간 엔데믹발 보복 소비와 '킹달러'에 힘입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는 등 호황을 누렸다. 패션 OEM 기업은 동남아시아 공장에 생산 기반을 두고 선진국에 상품을 수출하는데, 대금은 달러로 받고 임금 등 비용은 현지 통화로 지출하는 구조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실적 개선을 이끄는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 인플레이션 및 고금리, 고물가 여파로 실적 개선 흐름이 꺾였다.

한세실업은 '고객과의 계약에서 생기는 수익'이 2022년 2조1459억 원에서 2023년 1조6583억 원으로 22.72% 감소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올해가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패션업계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고물가로 인한 내수 침체 영향, 코로나19 기저 효과 등으로 실적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의류비 지출 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96을 기록했다. 100보다 낮으면 옷 소비를 줄이겠다고 답한 가구가 더 많다는 의미다.

한세예스24그룹 2023 글로벌 기업설명회에서 발표하는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한세예스24홀딩스 제공)

특히 한세실업은 갭, H&M 등 캐주얼 패션 브랜드에 주로 납품해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호찌민에서 국내외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글로벌 기업설명회를 열고 고마진·고부가가치 제품 확대,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올해 매출 2조 원대를 회복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한세실업의 올해 매출 목표치는 2조 원, 영업이익은 1800억 원 수준이다. 영업이익률도 현행 9%대에서 지속해서 높일 방침이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올해는 연준의 금리 하락 전망 등 소비시장 회복세와 더불어 의류 수요도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증권가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인 데다 평균 환율도 전년 동기 대비 높아 마진 확대에 매우 유리한 여건"이라며 "회사가 제시한 연간 달러 기준 매출 증가율 15%는 물론 연간 최초 두 자릿수 (10%) 영업이익률 달성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수주 반등이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주요 바이어들의 실적 반등이 우선시될 필요가 있다"며 "지난해에는 수주 부진에도 우호적인 환율과 원가 안정화로 수익성이 호조를 보였는데 올해 수익성이 추가 개선될 수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