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3세 전병우 상무, 경영 능력 성과…"올해 '맵탱' 실적에 달렸다"

K푸드 예능 준비…CES2024 누비며 푸드테크 고민
불닭볶음면처럼 맵탱도 콘텐츠 통해 인기↑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CSO)(삼양식품 제공)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오너 기업이 많은 식품업계에서는 3·4세들 행보에 관심이 크다. 삼양식품 역시 지난해 3세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구 삼양식품그룹) 상무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신사업 분야를 이끌고 있다. 콘텐츠 사업, 푸드테크 등 행보에 관심이 크지만, 본업인 매운 국물라면 '맵탱'의 성과가 향후 행보의 추진력을 좌우한다는 평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 상무는 콘텐츠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전 상무가 이끄는 삼양애니는 김학준 전 CP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하는 등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PD출신 인사를 영입해 K푸드를 중심으로 한 예능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전 상무는 푸드테크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2024에 직원 대동 없이 혼자 전시관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미국 현지 푸드테크 사업들을 둘러보면서 미래 먹거리를 고민했다는 설명이다.

전 상무는 삼양라운드스퀘어 CI 리뉴얼에도 관여하고, 그룹의 정체성을 재구성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첫 공식 석상인 비전선포식에선 식물성 단백질·탄소저감 사업 등을 신 사업 방향으로 제시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불닭볶음면의 해외 수출의 호조로 창사 이래 최초로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대 선을 넘기면서 그야말로 '잘 나가는' 회사 중 하나다. 그러나 불닭볶음면이 해외 매출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과도한 의존도는 삼양식품의 불안요소다. 전 상무가 신사업 발굴에 목을 매는 이유다.

맵탱 포스터(삼양식품 제공)

다만 업계에서는 전 상무의 신사업이 성장 동력을 얻으려면 본업인 '라면'에 대한 경영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평가다. 전 상무는 지난해 8월 출시된 맵탱 제품 콘셉트, 마케팅 전략 등 전 과정을 주도했다.

출시 한달만에 300만개가 팔리는 등 인기를 모으긴 했어도 아직 농심 '신라면 레드', 오뚜기 '마열라면' 등 매운 국물 라면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보긴 어렵다.

전 상무의 어머니인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도 불닭볶음면의 대히트를 통해 경영인으로서 인정을 받았다.

불닭볶음면 역시 유튜브 챌린지를 통해 대히트를 쳤던 만큼, 맵탱 역시 콘텐츠를 통한 인기 제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지난 2일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출연진들이 맵탱을 먹는 장면이 나오자 매출이 5배로 껑충 뛰어 올랐다. 지난해 11월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지수가 최애 라면으로 맵탱을 꼽아 판매량 상승으로 연결됐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3세가 다양한 신사업을 하고 있는데, 본인이 직접 애를 쓴 라면에서도 성과가 나야 이후 행보도 힘이 붙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출시된 만큼 올해 더 판매 성과를 올리기 위한 작업을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