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 원점…동원그룹 "해운 시장 변해, 상황 지켜볼 것" 신중

"차순위 협상 아냐"…다시 인수 과정 돌입 예정
해운동맹 재편 등 산업 환경 변화…동원, 신산업 동력 확보 필요

(HMM 제공)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하림그룹의 HMM 인수가 결국 무산됐다. 이에 HMM 인수를 두고 경쟁을 벌였던 동원그룹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동원그룹 측은 "현재로서 관심은 있지만,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동원그룹 측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우리가 차순위 협상자는 아니다. 당분간은 채권단 관리로 다시 돌아가지 않겠나"라고 했다.

매각을 시도했던 산업은행 측에서 협상 결렬에 대한 분석 작업도 하고, 인수 대상자를 재모집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다시 치르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HMM 인수전에는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이 최종 입찰에 참여했으나 지난해 12월 하림그룹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다만 동원그룹은 당장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에는 조심스럽다. 우선 해운 시장 상황이 크게 변했다.

컨테이너선을 운영하는 해운산업은 각 선사가 모든 항로를 운항할 수 없어 선박회사들이 이른바 '해운동맹'을 맺고 선박 운항을 공유한다.

그러나 최근 1·2위 해운사의 동맹인 2M이 균열이 이뤄지고, HMM이 속한 '디얼라이언스' 동맹 내 최대 해운사인 독일의 하팍로이드가 동맹 탈퇴를 선언하면서 해운 산업은 불확실성에 던져졌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불똥으로 수에즈 운하를 통한 물류도 차질을 빚는 등 해운 산업의 지정학적 문제도 사업 운영의 난점으로 꼽힌다.

HMM 인수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잔여 영구채 처리 문제도 여전하다.

그럼에도 수출 중심의 국가 경제에서 해운산업 매각은 국내 기업에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동원그룹은 그룹의 '참치'로 국한되어 있는 기업 이미지 제고·신산업 동력 확보 등에도 관심이 많다.

동원그룹 측 관계자는 "해운 산업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내년부터 상황이 안 좋아지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지만, HMM이 어떤 매각조건으로 나오는지 따라서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