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밖'에 점포 차리는 백화점들…왜?

롯데百 청담 바샤커피, 갤러리아 파이브가이즈 15개 예정
신규출점·리뉴얼 한계에 시도…신세계·현대百 숍인숍만

바샤 커피(롯데쇼핑 제공)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백화점들이 해외 브랜드를 들여와 기존과 같은 백화점 내 '숍인숍' 형태가 아닌 '점포 밖 매장'을 새롭게 오픈해 선보이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커피계 명품이라 불리는 '바샤 커피'의 국내 프랜차이즈 및 유통권을 단독 확보, 첫 매장을 백화점이 아닌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7월 열기로 했다.

바샤 커피 1호점 자리는 샤넬과 페라가모, 까르띠에, 미우미우 부티크, 생로랑 서울 플래그십 등 명품 브랜드가 즐비한 거리다.

자체 럭셔리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브랜드를 들여온 만큼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롯데GRS나 종합식품회사 롯데웰푸드(280360) 등 다른 계열사가 아닌 롯데쇼핑(023530)이 확보 주체가 됐다는 설명이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을 비롯 다양한 채널의 오프라인 바샤 커피 매장을 추가로 열고 e커머스와 B2B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올 초 대표 직속 콘텐츠부문을 신설한 만큼 차별화 콘텐츠 강화도 지속할 방침이다.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1호점 오픈일인 26일 서울 강남구 파이브가이즈 강남 매장 앞에 입장을 기다리는 고객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2023.6.2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갤러리아백화점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452260)는 자회사 에프지코리아를 통해 '미국 3대 버거' 파이브가이즈 국내 사업권을 갖고 자사 백화점 밖, 유동인구 많은 지역에서 매장을 집중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 6월 강남대로를 시작으로 더현대 서울, 강남 고속터미널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서울역 등 5년간 국내에 15개 이상 매장을 낸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백화점들이 자사 바깥까지 식음료(F&B) 콘텐츠를 확대하는 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주요 백화점들은 명품 소비가 꺾인데다 새해 들어서도 고물가에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신년 정기세일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업황상 신규 출점이 쉽지 않고 기존 점포 리뉴얼만으로는 고객 확장에 한계가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신규 출점이 어려운 상황에 새 상권에서 신규 고객 접점을 넓히기 위한 행보"라며 "롯데의 경우 (바샤 커피)로드숍 고객을 백화점으로 끌어오기 위한 프로모션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포트넘앤메이슨(신세계 제공)

한편 신세계(004170)백화점과 현대백화점(069960)은 해외 브랜드를 들여오더라도 출점은 자사 백화점 '숍인숍'에 한정하고 있다.

신세계는 신세계푸드(031440)가 들여온 영국 왕실 홍차 브랜드 '포트넘앤메이슨'을 신세계백화점 내에서 전개하고 있고, 현대백화점도 국내 단독 판권계약을 맺은 독일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아우구스티누스 바더'를 자사 백화점 채널을 통해 운영 중이다.

이는 백화점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고, 외부 매장을 운영하면서 생길 수 있는 혹시 모를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식음의 경우 위생 등에서 이슈가 생기면 운영 주체인 백화점의 브랜드 이미지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본업과 외부 콘텐츠 간 시너지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도 과제로 꼽힌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