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창사 22년만의 첫 역신장"…현대홈쇼핑, 성과급도 줄여

사내 공지 통해 기본급 70% 수준 지급 공지
신임 한광영 대표, 실적 반등 '중책'

현대홈쇼핑 본사.(현대홈쇼핑 제공)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홈쇼핑 업계 업황 부진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으며 현대홈쇼핑(057050)의 연초 성과급 규모도 쪼그라들었다. 회사 측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대한 재원을 확보해 직원들을 독려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감소하며 위기를 맞은 현대홈쇼핑이 올해는 새로운 수장과 함께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쪼그라든 실적에 성과급도 줄어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지난 11일 기본급의 7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지난해(기본급의 100% 수준) 대비 30%가량 줄어든 수치다.

현대홈쇼핑 측은 사내 공지를 통해 "성과급 재원을 늘려 전년 대비 70%라도 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1조5223억원, 영업이익 51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9%, 44.6%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전이지만 증권가에선 현대홈쇼핑이 지난해 역신장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그룹 정기인사를 통해 선임된 한광영 대표이사 역시 타운홀 미팅에서 "22년 동안 한 번도 역신장한 적이 없는 현대홈쇼핑이 처음으로 매출은 물론 이익적으로 많이 감소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홈쇼핑의 위기는 홈쇼핑 시장 환경의 어려움과 맞물려 있다. TV 시청 인구의 감소로 인해 TV 의존도가 높은 홈쇼핑 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현대홈쇼핑 '쇼라' 라이브 방송 현장.(현대홈쇼핑 제공)

◇한광영 대표 '콘텐츠 다각화 전략' 본격화

현대홈쇼핑은 '콘텐츠 다각화 전략'을 세우고 모바일 플랫폼 강화에 나선다. 특히 홈쇼핑 업계 1위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채널인 '쇼라'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쇼라의 1인당 월평균 생방송 주문 금액은 36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TV 홈쇼핑의 월평균 주문 금액이 약 28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TV보다 모바일 생방송을 보며 쇼핑하는 금액이 30% 이상 높은 셈이다.

쇼라의 주문액은 2000억원을 돌파했으며, 2018년 론칭 이후 최근 3년간 매년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에 현대홈쇼핑은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 및 최신 인공지능(AI) 기술 적용 등을 통한 쇼라의 질적 성장에 전사적 역량을 투입할 방침이다.

올해 1월에만 증강현실(AR) 기술로 마치 백화점 명품관에 들어선 듯한 화면 구성을 보여주는 명품 특화 프로그램 '투명쇼', 오프라인 접점이 없는 SNS 기반의 K패션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해 소개하는 '백스테이지쇼' 등을 신규 론칭했다.

한광영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부사장.(현대백화점그룹 제공)

취임 첫해 실적 반등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떠안은 한 대표의 어깨도 무겁다.

지휘봉을 잡은 한 대표는 조직 개편부터 단행했다. 방송과 온라인 채널별로 구분돼 있던 마케팅 부서를 확대해 '마케팅 담당' 부서를 신설했다. 마케팅을 강화하고, MD들이 본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영업전략담당 외 업무를 총괄하는 경영지원본부를 신설하고 기능별로 전담 조직도 마련했다. 1991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해 32년간 유통업에 종사한 한 대표가 위기를 타개하고, 실적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shakiro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