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새판 짜기②] '新공룡' 쿠팡에 전통 유통가 '체험' 방점
[터닝포인트]백화점 팝업·대형마트 리뉴얼·편의점 차별화 매장
롯데, 마트 배송시스템 고도화…새벽배송 시장 경쟁 치열
-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새로운 e커머스 공룡으로 쿠팡이 세를 불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전통 유통 공룡들은 온라인에선 할 수 없는 '경험 콘텐츠'를 오프라인 매장에 채워 넣고 있다.
◇팝업·리뉴얼·차별화…전통 유통 공룡들 '오프라인 체험' 강화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기반 유통사업자는 파죽지세로 성장 중인 쿠팡에 대적할 차별화 요소로 '오프라인 체험'을 강화하고 있다. 백화점은 팝업스토어, 대형마트는 리뉴얼, 편의점은 차별화 매장이 대표적이다.
'팝업 성지' 더현대 서울은 2021년 2월 오픈 뒤 2년간 팝업이 320여회 넘게 열렸다. 2023년에는 지하 2층만 봐도 160여회 진행됐다.
2023년 5월 웹툰 '데못죽' 팝업이 13일간 9억원 넘는 매출을 올린 데 이어 9월 네이버웹툰 '툰 페스티벌' 팝업에는 13일간 6만3000명이 방문했다. K팝 아이돌 팝업을 비롯해 매출 15억~20억원을 올린 팝업도 여럿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에서 MZ세대 타깃 대형 팝업을 여는 '아트리움'과 럭셔리 브랜드 팝업을 여는 '더 크라운' 2곳을 중심으로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2023년에 문을 연 팝업만 200여개다.
아트리움에서 2023년 5월 19일부터 11일간 열린 테니스 팝업 '더 코트'에는 20만명이 방문했다. 이어서 8월 아이리시 위스키 제임슨 증류소를 재현한 팝업에는 10만명이 넘게 찾았다. 더 크라운엔 보테가 베네가부터 막스마라까지 20여개 럭셔리 브랜드가 자리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에 2023년 11월1일 연 헬로키티 단독 팝업 방문객이 일주일 만에 1만명을 넘겼다. 앞서 9월1일부터 열흘간 연 K팝 아티스트 세븐틴 팝업에서는 15억원 가까운 역대급 매출이 발생했다. 1만명에 달하는 구매 고객 중 신세계백화점을 처음 찾은 고객은 75% 수준으로 신규 고객 유치 효과를 톡톡히 봤다.
빈티지 패션의류를 취급하는 비바무역 팝업은 단가가 낮은데도 5억원이라는 기록적 매출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엔 팝업이 백화점에 입점하지 않는 신규 브랜드를 접하는 공간이었다면 최근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는 매장 리뉴얼을 통해 매출 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은 2023년 9월 리뉴얼 오픈 뒤 한 달 만에 매출이 75% 증가했다. 이마트는 같은 해 7월 리뉴얼한 더 타운몰 킨텍스점의 개장 뒤 매출이 전년 대비 약 10% 늘었다.
홈플러스가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한 메가푸드마켓으로 새단장한 점포들은 리뉴얼 뒤 1년간 매출이 많게는 95% 뛰었다.
이마트는 각 점포별 상권 특성에 맞춰 2023년에만 10여개점을 리뉴얼했다. 성장동력을 다시 확보하기 위해 2024년엔 최소 5개 이상 점포 부지를 확보해 신규 출점도 빠른 시간 내 재개한다. 롯데마트의 제타플렉스, 홈플러스의 메가푸드마켓도 더 확대한다.
편의점업계는 차별화된 매장으로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GS25는 2022년 11월 서울 성수동에 연 플래그십스토어 도어투성수를 통해 주류·게임·패션·식품·OTT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한 팝업을 선보이며 MZ 수요를 흡수 중이다. 1년간 이곳을 방문한 고객은 50만명이고 그중 2030세대는 80% 이상이다.
CU는 2023년 4월 서울 올림픽광장점에 문을 연 첫 플래그십스토어 '케이행성'이 재단장 이전 대비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하자 같은 해 10월 에버랜드에 2호점 '더 매직 게이트 CU'를 열었다. 2호점 역시 일평균 3000명이 넘게 찾으며 호응을 얻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즉석식품군 등 먹거리를 강화하고 넓은 시식 공간을 갖춘 푸드드림 매장 1300점을 운영 중이다. 이곳은 일매출과 객수가 일반점포의 1.5배로 수익증대 효과가 크다.
이마트24는 주류 체험형 랜드마크 매장 R광안리센터점, 무인결제 매장 스마트코엑스점, 게임 등 다양한 팝업을 선보이는 삼청동점, 드론배송 점포인 김천영남대로점을 차별화 점포로 운영하고 있다.
그중 삼청동점은 신세계 계열사가 총출동하는 대규모 할인행사 '쓱데이'의 첫 오프라인 홍보관 역할도 했다.
◇마트 배송시스템 고도화, 새벽배송 시장 경쟁 키울 듯
한편 마트 배송시스템이 고도화되고 있는 점도 향후 경쟁을 더 격화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롯데쇼핑이 '그로서리 1번지'를 표방하며 영국 기반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와 손잡고 2023년 12월 부산에 자동화 물류센터를 착공해 2년 뒤 준공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오카도와 함께 2030년까지 총 6개 자동화물류센터를 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약 1조원을 투자해 2032년엔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 5조원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협업이 실행되면 신선식품 배송 시장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쿠팡과 이마트, 컬리 등이 주력해온 신선식품 새벽배송에 대기업인 롯데가 가세하게 되면서 새로운 경쟁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서다.
smit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