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삼켜 '물류공룡' 부상한 하림…해운업계 '경쟁력 약화' 우려

"벌크선 사업·컨선 사업 결 달라 시너지 내기 어렵다"
장기침체 속 '승자의 저주'도…하림 "불황 타개 경쟁력 충분"

HMM 선박.(뉴스1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하림(136480)그룹이 HMM(011200)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데 대해 해운업계는 국내 핵심 컨테이너선사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하림그룹·JKL컨소시엄을 HMM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하림그룹·JKL컨소시엄은 추가 협상을 거쳐 연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인수 성사시 하림은 2015년 국내 최대 벌크선 운송사 팬오션(028670)을 인수한 데 이어 HMM까지 품게 되면서 글로벌 해운 기업들과 어깨를 견주게 된다.

다만 관련 해운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팬오션의 부정기 벌크선 사업과 HMM의 정기선 컨테이너선 사업은 결이 달라 시너지 효과를 내기 힘들 것이란 관측에서다.

새우가 고래를 삼킨 셈인데 하림과 팬오션의 경영 능력으로 HMM 커버리지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벌크선 사업과 컨테이너선 사업은 완전히 다른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함께 운용한다고 해서 시너지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컨테이너선 비즈니스는 장기간의 불황과 적자 속에서도 꾸준한 투자와 네트워크를 유지해 짧은 호황기에 수익을 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사이클을 타는 해운업계 특성상 앞으로 장기 침체가 예상되는데 민간 기업이 버틸 수 있을지도 우려했다. '승자의 저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시장은 세계 2위 덴마크 머스크마저도 적자로 돌아설 정도로 본격적인 불황에 돌입한 상태"라며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불거지고 있다. 하림 입장에서는 단기 성과를 무시하지 못할 텐데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정말 삼켰네" "HMM 직원들 복지 앞으로 닭으로 주게 되나" "HARIM MERCHANT MARINE이 되는 건가" 등의 얘기도 나온다.

국내 해운 주요 기업으로는 HMM·팬오션을 비롯해 △현대글로비스(086280) △SM상선 △한진(002320) △고려해운 △장금상선 △H라인해운 △대한해운 △흥아해운 △장금상선 △폴라리스쉬핑 등이 있다.

김홍국 하림 회장 2022.5.1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하림그룹은 팬오션과 HMM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황을 극복하고 HMM을 신뢰받는 국적선사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를 갖고 매각 측과의 성실한 협상을 통해 남은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HMM과 팬오션은 컨테이너-벌크-특수선으로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으며 양사가 쌓아온 시장수급 및 가격변동에 대한 대응력이라면 어떠한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황도 충분히 타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