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는 던져졌다"…롯데그룹 인사 임박, 계열사 인사팀장 소집

HR혁신실, 인사팀장 회의서 인사 방향 및 세부사항 전달
고민 마친 신동빈 회장, 5일 롯데쇼핑 CFC 기공식 참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롯데그룹 제공)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롯데그룹 2024년도 정기 임원인사가 임박했다. 인사 세부 사항은 결정됐고 이사회 승인과 발표만 남은 상황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계열사 인사팀장 35여명은 이날 오후 롯데지주(004990) HR혁신실이 주재한 회의에 참석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5일 롯데쇼핑 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CFC) 기공식 일정으로 부산을 찾는 만큼 인사에 대한 최종 결정을 마친 상황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주 HR혁신실은 신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들이 최종 검토를 마친 전체적인 인사 방향성과 지침, 세부사항 등을 계열사에 전달했다.

각 계열사 인사팀장들은 HR혁신실에서 전달받은 내용을 각사 대표에 보고하고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계열사 대표들은 통상 인사 하루 전날 퇴임 임원들에 통보하며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하는 방식으로 예우한다. 승진 및 전보, 보임 등의 관련 내용은 이사회 후 공개해 보안을 철저히 지킨다.

롯데그룹은 6일 롯데지주 이사회를 시작으로 각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고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6일 하루 전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인사를 마무리 지을지, 과거 사례와 같이 2~3일에 걸쳐 실시할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인사에서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011170) 상무의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유통 사업으로 역할 확대 등이 예상됐으나 케미칼 사업 부문에서 경영 수업을 더 받는 방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사업 분야로 경영 보폭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11월 조직개편을 통해 비즈니스 유닛(BU)체제 대신 도입한 헤드쿼터(HQ)체제가 유지될지도 관심사다. 롯데는 6개 사업군 중 식품·쇼핑·호텔·화학 사업군을 1인 대표가 주도하는 HQ 조직으로 묶었다.

7월 이완신 전 호텔군HQ 총괄대표가 사임한 뒤 후임을 새로 인선하지 않고 호텔군HQ는 역할을 축소했다. 다른 HQ에 대해선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옥상옥'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고물가에 소비침체로 유통가 전반이 실적 부진에 직면한 가운데 신세계(004170)와 현대백화점(069960)처럼 롯데그룹 역시 인적 쇄신을 단행할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롯데그룹은 롯데면세점·롯데호텔·롯데제과·롯데마트·롯데하이마트(071840)·롯데홈쇼핑·롯데멤버스 등 계열사 10곳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며 신 회장이 '장고 끝 쇄신'을 결단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각사 대표 거취에 눈길이 모인다.

이 중 김상현 롯데유통군 총괄대표 겸 부회장, 정준호 롯데쇼핑(023530) 대표, 나영호 롯데온 대표는 롯데가 이례적으로 외부 영입한 임원이다. 이영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업 대표, 최홍훈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대표도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세대교체 차원에서 김교현 롯데그룹화학군 총괄대표 부회장의 거취도 관심사다.

jhjh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