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앞둔 DL·SPC그룹…재발방지책 마련·경영진 사과 '진정성' 통하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1일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 규명 청문회
"추궁·질타 불가피…전화위복 계기될 수 있어"
- 이주현 기자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국회 청문회 출석을 하루 앞둔 DL(000210)그룹과 SPC그룹의 비슷하지만 다른 전략의 청문회 준비 과정이 눈길을 끌고 있다.
두 기업은 최고 경영진의 사과는 물론 재발방지 대책 마련으로 청문회를 정면 돌파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부정적인 여론을 전환시키는 것은 물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데 노력한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DL그룹, 유족 사과 및 종합점검 나서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다음 달 1일 DL과 SPC그룹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을 규명할 청문회를 연다.
앞서 국회 환노위는 DL그룹의 이해욱 회장과 SPC그룹 허영인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참하자 12월1일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를 열기로 의결했다.
DL그룹은 청문회 출석 전 산업재해 관련 유족들에 대한 사과와 안전 종합점검에 나서며 청문회에 대비하고 있다.
DL그룹은 8월 부산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추락해 숨진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고(故) 강모씨(29) 등 DL이앤씨 작업장 중대재해 사망자 8명의 유족에게 이달 21일 공식 사과했다.
이어 이 회장과 DL이앤씨·DL건설 대표이사의 이름으로 22일 조간신문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유족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DL그룹은 13일부터 이틀간 서울 종로구 디타워 본사에서 최근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한 협력회사 6곳의 경영진과 중대재해 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해 외부 전문기관 점검을 비롯해 재발방지 조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SPC, 즉각 사과 후 안전경영에 1000억원 투자
SPC그룹은 지난해 10월 SPL사고와 올해 8월 샤니 성남공장 산업재해 발생 당시 허 회장이 직접 조문해 유족에게 사과하고, 조속히 회사 사과문을 발표했다.
또 SPC그룹은 샤니 사고 발생 이후 사고가 발생한 설비와 해당 라인을 모두 철거하고, 동일한 설비에 대해 방호장치를 강화하는 등 후속 안전 조치를 완료했다.
이에 SPC그룹은 청문회에서 지난해 SPL 안전사고 발생 이후 발표했던 안전경영 1000억원 투자 계획에 대한 이행 현황과 자동화 라인 적극 도입 계획 등 산업재해를 차단하기 위한 대책 방안을 설명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SPC그룹은 2025년 말까지 3년간 1000억원 안전 투자 계획 중 올해 10월까지 약 350억원을 투자해 안전설비 확충, 설비 자동화, 작업환경 개선, 노후장비 개선, 안전인력 강화 등을 이행했다.
SPC그룹은 안전투자 계획을 당초보다 최대한 단축시켜 이행하고 추가 투자를 집행하는 등 안전을 더욱 두텁게 보강하도록 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한편 SPC그룹은 지난해 말 안전 전문가∙교수∙법조인 등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한 'SPC안전경영위원회'(위원장 정갑영)를 발족했다.
외부의 객관적인 시각에서 SPC 전 계열사 사업장의 산업안전, 노동환경,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제반 활동을 정기 점검하고 권고를 하고 있어 안전경영위원회의 활동 내용과 의견을 통해 신뢰성을 제고하고 있다.
안전경영위원회의 권고와 더불어 SPC그룹은 연동장치(인터록), 안전 난간, 안전망, 안전 덮개 등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위험요소를 제거해 관련 설비 확충과 프로세스 개선 조치를 진행했다.
아울러 안전경영위원회는 매 분기 정기회의를 열고 1000억원 안전경영 투자 진행 현황을 지속 체크하고 있으며, 생산 현장 직접 방문 점검 및 현장 직원 간담회도 꾸준히 실시하며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월 단위 테마 선정 노사합동 위험성 평가 실시, 안전개선 임직원 제안 캠페인 운영, 근로환경 TF∙기업문화 TF 발족 운영, 매월 '안전의 날' 행사 실시 등도 SPC안전경영위원회의 제안으로 진행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청문회에 참석한 회장들이 추궁과 질타를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진정성 있는 태도로 설득력 있는 대책을 잘 준비책임해 답변한다면 부정적인 여론을 전환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hjh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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