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 내년 상반기 IPO 재개…국내 e커머스 업계 시기 '저울질'

얼어붙은 공모 시장…기업가치 제고로 승부수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SSG닷컴이 이르면 내년 3~4월 기업공개(IPO) 절차를 시작하기로 하면서 다른 e커머스업체의 상장 레이스에도 관심이 쏠린다.

SSG닷컴과 더불어 컬리, 오아시스마켓 등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다. 업계는 SSG닷컴이 증시에 입성할 경우 국내 e커머스 1호 기업이 될 수 있어 IPO 시기를 저울질 중이다.

11일 관련 업계와 SSG닷컴은 내년 상장을 목표로 막바지 주관사와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인영 SSG닷컴 대표도 최근 한국거래소를 찾아 상장 재추진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SSG닷컴 관계자는 "주관사와 수시로 협의하며 상장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의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구체적인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SSG닷컴은 앞서 2021년 10월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IPO 주관사로 선정하며 지난해 상반기에 IPO 추진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와 함께 IPO 시장이 얼어붙자 추진을 보류하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해왔다.

문제는 과거와 달라진 '몸값'이다. 2021년 당시 시장에서는 SSG닷컴의 기업 가치를 약 10조원대로 추산했다. 하지만 현재 기업가치는 이보다 훨씬 낮아졌을 것이라는 게 투자은행 업계의 관측이다.

투자은행(IB)업계의 한 관계자는 "10조는 말이 되지 않는 얘기"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그정도 밸류는 플랫폼 기업들의 가치가 정점을 찍었던 2021년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상장을 준비했던 오아시스마켓과 컬리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들의 재상장 시점은 현재로서 미정이다. 다만 외형적 성장을 갖춘 뒤 적정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시점이 오면 상장을 재추진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오아시스마켓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우회 상장으로 IPO 재도전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이 스팩 합병을 통한 코스피시장 상장을 제안하며 관련 안을 포함해 IPO 재추진 여부를 검토 중이다.

올해 초 IPO를 추진했던 오아시스마켓은 시장 상황이 급변하며 수요예측 시 희망 공모가가 회사가 목표한 수준에 못 미쳐 관련 일정을 철회했다.

컬리는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까지는 외형 성장에 집중하며 과감한 투자 행보를 보였다면 올해는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11번가도 올해 중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연기했다. 현재 모회사인 SK스퀘어가 투자자 및 관계자들과 투자금 상환, 신규 투자 유치, IPO 시점 등을 두고 다양한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내년 IPO 시장 전망이 어둡다"며 "투자 원금보다 높은 가격에 IPO를 원할 텐데 트러블이 생기니까 실제로 이뤄질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어렵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