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기업부터 대학생까지…현대백그룹 전방위 '오픈 이노베이션'

정지선 회장 "외부와 협력해야 성장" 철학 기반 전방위 협업
한양대와 의류수선 서비스 O2O 플랫폼 개발…"사업화 검토"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현대백화점(069960)그룹은 최근 한양대학교 창업지원단과 산학협력을 통해 O2O(Online to Offline) 의류 수선 플랫폼 '얼핏'(All FIT)앱의 'MVP'(Minimum Viable Product·핵심 기능만 구현한 최소 기능 제품) 모델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스타트업과 글로벌 기업에 이어 대학과 손잡는 산학협력까지 추진하며 '오픈 이노베이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그룹 임직원 내부 테스트를 진행해 보완 작업을 거쳐 앱 개발이 끝나면 사업화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룹은 지난해말 신규 유망 사업을 발굴하던 중 온라인 의류 쇼핑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고객이 불편을 느끼는 지점)에 주목했다.

그룹 관계자는 "브랜드별 사이즈가 다름에도 착장이 불가해 구매후 수선 필요시 소비자가 직접 수선집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크다는 점에 착안해 소비자와 수선집을 연결하는 O2O 의류 수선 플랫폼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 차원인 O2O 의류 수선 플랫폼을 구현하기 위해 그룹은 한양대 창업지원단과 손을 잡았다. 이를 통해 O2O 소프트웨어 개발‧기획 등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고 MZ세대의 관점과 니즈를 반영했다.

앱 디자인 전문인 이동엽(한양대 4학년·24세) 학생이 플랫폼 개발 역량이 뛰어난 김호준(국민대 4학년·24세), 박정민(국민대 4학년·22세) 학생을 모아 팀을 꾸렸고 이들은 약 10개월 만에 '얼핏 MVP 모델'을 개발했다.

그룹 관계자는 "얼핏 개발은 온라인 쇼핑 관련 신규 사업을 고민하던 현대백화점과 대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만나 테스트용 서비스 개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학생들은 개발 과정에서 참신한 시각과 창의력을 발휘했는데 고객 편의를 위해선 의류 문앞 수거‧배송까지 가능해야 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지역 내 비대면 세탁 서비스 업체와 협력하는 방식을 고안한 게 대표적"이라고 전했다

현재 얼핏앱은 고객이 의류 사진을 찍고 수선 요청 내용을 남기면 수선사의 예상 견적서 발송→고객 수락→수선 완료→최종 견적서 발송→고객 승인·결제 등으로 이뤄진다.

그룹은 의류 수거와 배송 기능은 비대면 세탁 앱과 연계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내부 테스트 결과를 반영해 상세 기능 추가 등을 최종 완료한 뒤 사내독립기업(CIC), 스핀오프(spin-off‧분사) 등을 포함해 사업화 추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사업화 추진이 결정되면 앱 개발 학생들에게도 얼핏 담당자로 사업조직 일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같은 능동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은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통한 혁신을 꾸준히 강조해 온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에서 비롯됐다고 회사 측은 귀띔했다.

정 회장은 평소 "개방적 관점을 바탕으로 내외부 협력과 연결을 통해 '가치의 합'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룹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전방위적으로 펼치고 있다. 2020년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협의체 도입 이래 '나이스웨더'(편의점 콘셉트 라이프스타일 스토어), '스미스앤레더'(천연 소가죽 활용 액세서리 맞춤제작) 등 스타트업 총 12곳에 약 340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집행했다.

단순 재무적 투자가 아니라 그룹의 기존 사업과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모델 발굴 차원에서 이뤄졌다.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핏타민 매장 전경(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킥더허들' 투자를 통해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매장 '핏타민'을 지난달 17일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에 열었다. 이 매장은 주변 건기식 브랜드 대비 6배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톱 기업과 협업도 오픈 이노베이션 일환이다. 그룹은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월트디즈니 컴퍼니'와 손잡고 국내 첫 공식 '디즈니 스토어'를 론칭했다.

세계 1위 식품 기업 네슬레그룹이 운영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차세대 건기식 개발 등 바이오·헬스케어 사업 확대에도 나선다.

그룹 관계자는 "스타트업 협력을 통해서는 스타트업만의 혁신성과 기동성을 벤치마킹하는 동시에 그들의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사업 추진 역량에 기반해 트렌디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발빠르게 발굴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부터 국내 대학생까지 앞으로도 경계 없는 협업을 추진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핏타민 상담 모습(현대백화점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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