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에는 뭐 입지?"…조용한 럭셔리 뜬다
가을·겨울(FW) 시즌 '올드머니룩' 주목
가치소비와 맞물리며 MZ세대에 인기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직장인 이모씨(34·여)씨는 옷을 구매할 때 로고가 드러나지 않는 옷을 선호한다. 4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의 니트지만, 남들이 브랜드를 알아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다. 이씨는 "브랜드 로고가 튀어 보이는 게 부담스럽다"며 "옷을 착용하는 사람의 개성이 줄어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가을·겨울(FW) 패션업계가 '올드머니룩'(Old Money Look)에 주목하고 있다. 조용한 럭셔리라고 불리는 올드머니룩은 집안 대대로 부유한 삶을 사는 상류층의 패션을 의미한다. '빅로고' 브랜드와 반대로 로고 노출을 최소화하고 핏과 소재에 집중하는 패션 트렌드를 뜻한다.
올드머니룩은 절제된 색상과 고급스러운 소재, 세련된 디자인 삼박자가 어우러지면서 멋스러움과 우아한 점이 특징이다. 가치 소비와 맞물리며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6일 패션플랫폼 지그재그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드머니'에 대한 검색량이 상승하기 시작, 최근 2주(8월7~20일)간 올드머니 키워드 검색량은 전월 동기 대비 14배가량 폭증했다.
또 이달들어 상품명에 '올드머니' 키워드가 표기된 상품의 거래액은 839%까지 치솟았고, 올드머니룩은 330%까지 늘었다. 주요 상품으로는 반팔 니트, 셋업, 셔츠, 트위드 자켓, 가디건 등으로 나타났다.
패션 플랫폼 W컨셉에 따르면 최근 한 달(7월24일~8월20일)간 올드머니룩 관련 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30% 신장했다. 특히 올드 머니룩을 대표하는 맥시 원피스와 롱·미디 스커트 매출 신장률이 각각 50%, 36%로 눈에 띄는 수치를 기록했다.
백화점업계도 올드머니룩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10월31일까지 에비뉴엘 잠실점에서 조용한 럭셔리의 대명사 '데스트리'의 팝업 매장을 연다.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이 브랜드의 '건터 파망스트리 백'을 들면서 국내에 알려졌다.
롯데온에서는 올드머니 룩으로 활용하기 좋은 '디자이너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올 2월부터 온앤더패션에 닉앤니콜, 틸아이다이, 엽페, 시야쥬 등 디자이너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입점하기 시작했다.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매출은 매월 전월대비 평균 40% 이상 늘고 있다.
W컨셉은 하반기 올드머니룩 트렌드가 지속되는 점을 고려해 오는 '올드머니룩(Old money look) 트렌드' 기획전 진행 중이다. 올 FW 신상품부터 MD가 큐레이션한 올드머니룩 관련 상품 200여 종을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한번 사더라도 좋은 옷,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드머니 트렌드가 등장했다"고 밝혔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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