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저기도 팝업스토어네"…성수동서 벌어진 유통가 패권 경쟁

MZ세대 타깃 '체험형 공간' 봇물…매출 효과는 회의적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진행 중인 '나이키 FC 성수 HQ' 팝업스토어./이상학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어? 없어졌다." "여기 또 새로운 게 생겼네."

지난 주말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를 지나치던 한 커플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최근 성수동은 유통업계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떠올랐다. 성수동을 보면 유통업계 트렌드를 알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번 달만 해도 롯데칠성음료(005300)의 '밀키스 구름하우스', 세븐브로이의 '숲속양조장:세로 ON 대표',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몽키 정글 팝업', 동서식품의 '오레오 팝업', 원스피리츠 주식회사의 '원소주 도어투성수' 팝업, 나이키의 '나이키 FC', 크리스챤 디올의 '미스 디올 서울 전시&팝업' 등이 성수동을 거쳐 갔거나 현재 운영 중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플라츠2에서 진행 중인 '디스 디올 전시&팝업'./이상학 기자

팝업스토어는 단기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로 통한다.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팝업스토어를 여는 것만으로 큰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 유통업체마다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 지난 26일 성수동 일대의 팝업스토어를 둘러본 결과 특정 매장을 찾아온 소비자와 지나가다가 매장을 찾은 소비자의 비율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나이키 팝업스토어를 찾은 직장인 A씨(29)는 "밥 먹으러 왔다가 밖에서 재밌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길래 들렀다"고 말했다.

대다수 팝업스토어 매장은 비슷한 형태로 운영된다.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기계나 '포토존'을 마련해 '인증샷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해 소비자를 유혹한다. 이를 보더라도 팝업스토어의 주타깃층이 MZ세대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다. MZ세대 소비자들이 경험을 통한 소비를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유통업계의 팝업스토어 마케팅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운영하는 '몽키 정글 팝업'.(페르노리카코리아 제공)

일각에서는 팝업스토어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단기간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실제 제품 판매 효과는 미비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팝업스토어가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브랜드를 홍보하는 데엔 최고의 수단"이라면서도 "팝업 매장에서 유의미한 매출액이 발생하면 좋겠지만 기대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고 답했다.

소비자들 역시 팝업스토어의 운영 주기가 짧다 보니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성수동에서 만난 대학생 B씨(27)는 "계속해서 새로운 매장이 생기고, 이를 방문하는 재미가 있다"면서도 "보통 한번 방문하고 다음에 찾으면 없어져서 일회성으로 끝나는 건 아쉽다"고 말했다.

shakiro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