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은 수평·성과는 확실"…e커머스업계, 파격 인사 실험
국내 e커머스 기업들 사이에서 수평 문화 바람
빠른 의사결정 장점…동기부여·성과 보상도 확실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 롯데쇼핑의 e커머스부문 롯데온은 자유롭게 소통하는 사내 문화가 자리 잡았다. 2020년부터 직급과 상관없이 영어 이름으로 소통하고 있어서다. '홈즈'(Holmes)는 나영호 대표의 영어 이름. 직원들은 나 대표를 '홈즈'로 부르고 의견을 낸다.
e커머스업계의 수평적 소통이 조직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IT·스타트업 기업들 사이에서 '수평적인 사내 문화 만들기' 열풍이 e커머스 업계까지 확산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4월1일부터 직급제를 폐지하고 이커머스에 특화된 인사제도를 새롭게 도입한다.
전문성과 역량에 따라 성장할 수 있는 '그레이드제'(1~5)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성과를 바탕으로 역량 평가를 적용한 승진 기회를 부여한다. 그레이드와 상관없이 개인의 성과 수준에 따라 유연한 보상도 확대할 방침이다.
G마켓도 2016년 직급제를 없애고 그레이드 제도를 도입했다. 직책에 상관없이 '님' 호칭을 사용해 임직원 간 원활한 소통과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점수 따기 등 게임적 요소를 접목한 '레벨제'를 도입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티몬은 지난해부터 '게이미피케이션 레벨제를 도입했다. 단기 임무를 완수하거나 임무를 수행하면 포인트를 얻게 되고 포인트가 쌓이면 레벨이 올라간다.
연봉 책정이 게임처럼 이뤄져 확실한 보상을 원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적합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롯데이커머스 사업부는 지난해 1월부터 전 직군에 '커리어 레벨제'(Career Level)를 시행하고 있다. 직원의 전문성, 조직 내 역할, 역량에 따라 레벨을 부여한다.
기존 직급제와 달리 '미래를 위한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춘 인사 제도다. 수평적 조직 문화 속에서 협업을 강조하는 IT기업에 적합한 인사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첫 C레벨(임원급) 직급을 도입하며 체질개선에 들어갔다. 테크와 서비스 전략을 아우르는 개발(CTO)·기획(CPO) 등의 C레벨 조직 운영을 통해 유기적인 시너지 효과 기대하고 있다.
반면 11번가는 수평적 조직 문화를 위해 직급과 그레이드 체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대신 절대평가 기반의 등급제 평가와 보상과 연결된 명확한 피드백으로 임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여기에 성과 차등 보상을 확대하고 투명한 보상제도와 성장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이은하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전체 산업적으로 보면 수직적 직급·호칭문화가 여전하다"며 "즉각적인 소통이 필요한 e커머스 업계 특성상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빠르게 확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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