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프라이데이 대목 놓칠라"…高환율에 이커머스업체 '노심초사'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에 해외 직구족 부담
이커머스 업체 "높은 환율에도 할인율 유지 노력"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환율이 높아지면 해외직구를 할 이유가 없죠. 직구를 멈출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원화로 지불해야 하는 돈이 더 늘어나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요."
해외 직구 서비스를 운영하는 이커머스 업체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다. 11월부터 연말까지 쇼핑 대목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를 포기할까 노심초사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1400원을 돌파하면서 해외 직구족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다이슨 한국 공식 홈페이지에서 단독 판매하는 신제품 '뉴 다이슨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 컴플리트'의 가격은 69만9000원.
미국 다이슨 홈페이지에서 판매 중인 동일한 제품의 가격은 599.99달러로, 한화(22일 송금 수수료 기준)로 계산하면 약 85만원이다. 가격 차이만 최소 15만원에 달한다. 해외 결제 수수료와 통관비 등을 계산하면 가격 차이는 더 커진다. 직구를 구매할 매력이 줄어드는 셈이다.
미국 바디샵 홈페이지에서 판매 중인 '티트리 스킨 클리어링 페이셜 워시'(60㎖)의 가격은 6달러. 한화(22일 기준)로 계산하면 8418원이다. 한국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 중인 가격은 5000원이다.
평소 직구를 통해 골프웨어를 즐겨 산다는 황모씨(35)는 "골프웨어부터 골프채까지 미국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매했는데 예전처럼 가격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며 "고환율이 이어지면 배송시간을 들여 해외에서 구매할 이유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부담이 커지는 만큼 해외 직구 수요도 줄어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온라인쇼핑 해외직접 구매액은 10억3000만달러로 직전 분기(11억4000만달러)보다 9.2% 감소했다.
해외 직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이커머스 업체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현재 지마켓글로벌은 옥션과 해외 직구 전문 플랫폼 'G9'(지구)를 함께 운영하며 직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마켓글로벌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해외 직구 시장 성장세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해외직구족을 겨냥해 미국 아마존과 손잡은 11번가의 경우 부담이 더욱 크다. 11번가는 현재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통해 미국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수천만개의 상품을 판매 중이다. 미국 환율이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글로벌 쇼핑 대목을 앞두고 해외 직구족을 놓칠까 하는 불안감도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높은 환율에도 아마존 측과 꾸준한 협의를 통해 할인율이 높은 상품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현재 시장상황과 고객들이 많이 찾는 상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할인율을 정교화해가고 있다"고 전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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