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하고만 사업해"…원액 가진 한국코카콜라, 독점계약 논란

"LG생활건강 음료 원액 비지니스, 한국코카콜라하고만 가능"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한국코카콜라가 LG생활건강의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와 음료 브랜드 판매와 관련해 독점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코카콜라의 국내 법인인 한국코카콜라(CCKC)와 LG생활건강의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 사이에서 불리한 조건에 사업계획이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원액'을 제공받기 위해서는 반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확인결과 LG생활건강과 한국코카콜라의 음료비지니스는 양사를 통해서만 하도록 돼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음료와 해태음료를 주력으로 하는 LG생활건강의 음료사업부는 국내시장에서 약 3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코카콜라음료는 2007년 인수했으며 해태음료는 2011년 편입한 뒤 롯데칠성음료에 이어 점유율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기존 LG생활건강의 음료사업부는 탄산음료 시장에서 업계 1위 롯데칠성음료와 대등한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비탄산음료 부문에서 크게 뒤쳐졌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한국음료, 해태음료를 인수했고 비탄산제품(커피, 비타민워터, 생수)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09~2013년 평균 20%의 고성장세를 보이며 업계 안팎의 관심을 끌었다.

사업규모가 확대되는 것은 반갑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특정 업체와의 독점적인 계약관계로 인해 수익의 상당 부문을 해외기업에 지불하고 있다. 이 배경에는 다소 불리한 계약 관계가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코카콜라음료는 올해 상반기에만 901억8300만원의 원액구매대금을 한국코카콜라에 지불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877억6700만원보다 약 3%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코카콜라음료가 구입한 원액을 합칠 경우 총 1702억원에 이른다. 이 금액도 전년 동기보다 12억원 늘어난 수치다.

그런데도 한국코카콜라는 매출실적에 따라 지급하기로 계약한 장려금(Performance incentive)을 줄이고 있다. 매년 100억원씩 지급해 왔으나 2013년에는 75억원으로 줄였고 지난해에는 전무했다.

이에 대해 업계안팎에서는 원액을 제공하는 한국코카콜라가 갑의 위치에 있다보니 코카콜라음료 입장에서는 다소 불리한 조건의 계약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확인결과 코카콜라음료는 원액이 필요한 음료사업을 한국코카콜라를 통해서만 할 수 있도록 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이는 한국코카콜라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코카콜라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의 원액과 관련된 음료비지니스는 한국코카콜라를 통해서만 하기로 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코카콜라에서 마케팅하고 있는 제품은 △코카콜라 △코카콜라 제로 △코카콜라 라이트 △환타 △스프라이트 △킨 사이다 △다이나믹 킨 △써니텐 △슈웹스 △소켄비차 맑은기운차 △조지아커피 △퓨즈티 △태양의 마테차 △미닛메이드 △쿠우 △코코팜 △지코 △파워에이드 △휘오 순수(먹는 샘물) △글라소 비타민워터 △글라소 스마트워터 △vio제주v워터+ △풀스로틀 에너지샷 아쿠아리우스 △강원 평창수 등이 있다.

이 제품은 모두 코카콜라음료를 통해서만 제조 및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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