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의 경솔한 행동때문에' 블랙야크 최대위기

강태선 회장 폭행논란에 누리꾼 불매운동 조짐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 30일 경찰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27일 오후 3시께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여수행 비행기 탑승구에서 탑승 수속 중이던 블랙야크 강태선(64) 회장이 항공사 협력업체 직원 30대 중반 남성을 신문 등으로 때렸다. 여수로 가는 오후 3시10분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던 강 회장은 공항에 늦게 도착해 탑승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무리하게 탑승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탑승권 확인 작업을 하는 아시아나항공사 협력업체 직원을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사실을 인정한다"며 "당사자에게 사건 직후 사과했고, 물의를 일으켜 사회적으로도 죄송하다. 사회를 위해 보다 더 봉사하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블랙야크 관계자는 "신문을 던졌건, 때렸건 어쨌든 명백한 잘못은 맞다"며 "진심으로 사과했으며 현재로서는 마무리가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비행기를 놓치면 생방송을 놓치게 되다 보니까 서비스가 아쉬웠던 부분 얘기하는 과정에서 과격한 행동을 보였던 것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회사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불매운동'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강 회장은 사건이 발생하기 하루전인 26일 나눔재단을 설립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선언한 터였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한지 하루만에 '갑의 횡포'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이에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두얼굴의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의 제품은 불매운동으로 응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블랙야크, 마모트, 마운티아, 카리모어 등 모두 같은 회사 브랜드"라며 "해당 브랜드 불매운동을 통해 '갑'이면 다된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트위터리안 역시 "신문지 폭행 의류업체 회장, 블랙야크라네요. 사건 개요를 보니 회사 회장이면 무슨 일이든지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가득한 사람같네요. 이런 사람이 만드는 옷을 입어야 할까요?"라고 썼다.

이밖에도 "대기업 상무, 유명 의류업체 회장이 항공사 직원을 연달아 때렸다며 '비행기만 타면 왜 이러냐'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냥 지상에서도 그런 사람들이에요. 그동안 맞은 사람들이 월급에 목이 메여 신고를 안했을 뿐이죠.", "대한민국은 블랙야크 회장 정도만 되어도 비행기를 시간지키지 않고도 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나라였구나. 사과를 하면 뭐하나. 그 마음속에는 이미 모든 사람을 깔보는 마음으로 가득한 걸." 등 강 회장의 행동에 분노한 누리꾼들의 글이 이어졌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분노가 이어지면서 블랙야크의 매출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들어 소비자들은 '갑의 횡포'에 연루된 기업들에 대해 제품 불매운동 등으로 되갚아주고 있다. 남양유업이 갑의 횡포 논란으로 큰 타격을 입었고, 기내에서 폭행사건에 연루된 소위 '라면상무'는 옷을 벗었다. 영남제분 역시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기업의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까지 나오는 등 소비자들의 부도덕한 기업들에 대해 외면하는 추세다.

때문에 블랙야크 역시 이번 상황이 큰 위기가 될 수 있다. 올해로 창사 40주년을 맞은 블랙야크는 올해 매출 목표를 8700억원(국내 7650억원, 해외 1050억원)으로 정했다. 현재 블랙야크와 마모트 등 2개 브랜드와 자회사인 동진레저를 통해 마운티아, 카리모어를 전개하고 있는 블랙야크는 지난해 62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매출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의류업체들이 바짝 매출을 올려야 하는 겨울시즌을 앞두고 이같은 사건이 일어나면서 매출 타격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지금 소비자들은 부도덕한 기업에 대해 반드시 응징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특히 기업이나 오너가 저지른 죄는 불매운동이라는 벌을 줘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블랙야크도 쉽게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jinebit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