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랩, 공연예술계 기후 위기 대응 위한 미래 과제 제안

예술 현장 900여명 대상 UNIST와 공동 연구

아트코리아랩 공연예술분야 기후위기대응 포럼 / 아트코리아랩 제공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예술경영지원센터 아트코리아랩은 2023년부터 1년간 예술 현장 900여 명을 대상으로 '공연예술 분야 기후 위기 대응 연구'를 진행하고 연구보고서와 연구 내용 등 결과를 누리집을 통해 공개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2023년부터 아트코리아랩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진행한 '공연예술 분야 기후 위기 대응 연구'는 정책 디자인 전문가인 울산과학기술원 디자인학과 연구팀(연구책임자 이경호 교수, 이승호 교수, 김황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 7명)을 필두로 공연예술 현장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프로듀서그룹 DOT 박지선 독립 프로듀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어경준 교수가 참여했다.

아트코리아랩과 울산과학기술원은 공연예술 현장 종사자 39명과의 심층 인터뷰, 서울과 지방을 중심으로 73명이 참여한 코디자인(Co-design) 워크숍, 그리고 789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등 901명에 달하는 정량, 정성 조사를 통해 현 공연예술 관계자들의 기후 위기 대응에 대한 인식과 현황을 공연예술 현장에 더욱 가깝게 도출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공연예술이 동시대 기후위기에 대하여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예술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7가지 미래 과제를 제안했다.

먼저 국내 공연예술계 종사자 39명과의 인터뷰와 78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개인의 인식과 실천 사이의 괴리와 저해 요소를 크게 다음의 두 가지 요소로 파악하였다. 하나는 '구조적 원인'(예산의 편중, 시간의 부족,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이며, 또 다른 하나는 '자발적 실천을 저해하는 반감'(기후 위기 거대 담론이 주는 무력감, 창작/미적 가치 훼손에 대한 두려움, 경제적 요인)이다.

또한 해당 조사를 통해 도출한 4개의 논의점(△전문가 육성 △관객·비평 영역의 참여 △자원순환 △지원과 평가)을 기반으로 창발적 코디자인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해당 워크숍은 서울(2회), 광주(1회), 부산(1회)에서 총 4회에 걸쳐 73명의 목소리를 담았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실천의 효능을 느끼고 내재화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이해관계자가 자발적으로 기후위기대응을 실천하는 자생적 생태계 조성'이라는 비전을 설정하고, 다음의 7가지 미래 과제를 도출했다.

7개 과제는 단기 △이해관계자의 실천 발상이 가능한 아트코리아랩 기후 위기 대응 대화-실천 툴킷 제작 △아트코리아랩 워킹그룹 운영을 통한 탄소중립 실천 촉진, 중기 △실천 사례 공유 문화 플랫폼 제작 △공연예술계 프로덕션 혁신 스튜디오(자원순환 문제 해결을 위한 제작현장 전문가 모임) 운영, 장기 △24시간 기후위기 정보제공이 가능한 아트코리아랩 AI 챗봇 개발 △공연예술 기후 위기 대응 지원 비영리기관(전담 조직) 설립 △제작 순환 분산 네트워크 및 O2O 서비스(지역마다 복수의 거점을 두고 필요한 무대장치, 소품을 분산해 보관) 설계다.

아트코리아랩과 연구팀은 지난 8월 1일과 2일 양일에 걸쳐 좌담과 포럼을 아트코리아랩(서울시 종로구 소재)에서 개최하고 그동안 진행된 연구의 과정과 결과를 공유했다.

인포그래픽_공연예술계 종사자 기후위기대응 설문조사 / 아트코리아랩 제공

8월 1일 진행한 좌담에는 국립극단 박정희 예술감독,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최석규 예술감독, 서울문화재단 ESG 경영위원회 김민지 위원, 아트코리아랩 이수령 본부장 등 공연예술계의 공공 및 민간기관 인사들이 참석해 공연예술계 전반에 영향과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후 위기 대응 관련 중장기 계획을 고민했다. 좌담회 참여자들은 공연예술계가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 기관들의 역할 변모와 더불어 기관 간의 지속적인 연대가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좌담에 이어, 8월 2일 '기후 위기와 공연예술의 대화'라는 주제로 진행된 국제포럼에서는 전 국립기상과학원장 조천호 교수, 영국의 씨어터그린북(Theatre Green Book) 저자 패디 딜런(Paddy Dillon), 트래쉬버스터즈 곽재원 대표, 대만 마스터리 매니지먼트 컨설팅 메리타 황(Merita Huang) 컨설턴트, 박지선 프로듀서 그룹 DOT 프로듀서, 류형선 광양시립국악단 예술감독, 전윤환 앤드시어터 대표, 성지수 콜렉티브 뒹굴 대표 등 국내외 연사들이 참석해 기후 위기와 공연예술의 관계, 그리고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접근 방법에 대해 발제하고 연구 결과의 실행 가능성 및 실천적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패디 딜런(Paddy Dillon)은 "씨어터그린북을 사용한 지 불과 2~3년 만에 영국을 포함한 유럽의 많은 극장들이 기본 기준에 도달했다. 이는 전 세계 극장이 참여할 수 있는 공동의 언어를 개발한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기후 위기 변수를 고려하면서도 완성도 있는 공연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며 공연예술을 위한 기후대응 가이드라인의 제작과 제공이 유의미함을 시사했다. 본 좌담 및 포럼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더아프로 및 센터 유튜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김장호 대표는 "공연예술계의 목소리를 담은 이번 연구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새로운 예술적 실험과 시도의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며 "예술경영지원센터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현장 맞춤형 지원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지속해서 관심을 갖고자 한다"고 말했다.

j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