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팔 자르는 심정으로 MBK에 1대주주 양보…최윤범 전횡 막아야"

"MBK, 고려아연 발전시킬 역량 충분…임직원 고용 및 기존 사업 확고히 유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영풍(000670)은 23일 MBK파트너스와 연합해 추진 중인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인수와 관련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전횡을 막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스스로 팔을 자르고 살을 내어주는 심정으로 MBK파트너스에 1대 주주 지위를 양보하면서 공개매수에 나섰다"고 밝혔다.

영풍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토종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수조 원 규모의 대규모 공개매수를 수행하고 고려아연을 발전시킬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영풍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이유는 2.2% 지분으로 75년간의 동업 정신을 훼손하고 독단적 경영 행태를 일삼는 경영 대리인 최윤범 회장의 전횡을 막기 위해서"라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적대적·약탈적 M&A(인수합병)가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영풍은 최 회장에게 원아시아파트너스 운용 사모펀드 투자 관련 배임이나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관여, 미국 이그니오홀딩스 투자 관련 등의 의혹이 있다고 재차 강조하는 한편 "취임 이후 한화와 현대차그룹 등에 잇달아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및 자사주 상호 교환 등으로 16% 상당의 지분 가치를 희석해 기존 주주들의 비례적 이익이 침해됐다"고 비판했다.

또한 "영풍과 MBK가 공개매수에 나서자 '인수되면 중국에 팔린다'는 흑색선전을 내놓았다"며 "MBK에 대해 중국 자본 운운하며 해외 매각을 우려한다더니 정작 최 회장 자신은 일본 소프트뱅크와 스미토모상사에 손을 벌리는 모순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영풍은 최 회장의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지 결코 고려아연을 흔들려는 게 아니다"라며 "최 회장을 제외한 고려아연 모든 임직원들의 고용 관계는 확고하게 유지될 것이고 기존 고객사와 유지돼 온 비즈니스는 아무런 변동 없이 그대로 유지한다는 게 영풍과 MBK의 확약"이라고 말했다.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함께 설립한 영풍그룹은 70년 넘게 장 씨(영풍)와 최 씨(고려아연)의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를 유지했지만 2022년 3세 최윤범 회장이 취임한 이후 영풍 2세인 장형진 고문과 경영전략 등에서 이견을 빚으면서 갈등이 고조돼 왔다.

장형진 고문을 비롯한 영풍 측은 지난 12일 MBK파트너스에 지분 절반+1주를 넘기기로 했다고 밝히고, 13일엔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지분의 최대 14.61%에 대한 공개 매수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경영권 인수 시도로 확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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