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일러 "韓서 사업하다 애먹어…사전허가→사후단속 바꿔야"

한국경제인협회 '기업가정신' 세미나 주제발표
"규제 샌드박스 확대하고 창의성 교육 강화해야"

미국 출신 방송인 타일러 라쉬가 찬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3.7.2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미국 출신 방송인이자 연예기획사 웨이브 엔터테인먼트의 공동창업자인 타일러 라쉬는 23일 한국 경제의 원동력인 기업가정신을 육성하려면 규제의 운영 방식을 사전허가제에서 사후단속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타일러는 이날 한국경제인협회가 개최한 '기업가정신 어떻게 재점화시킬까'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은 사전허가를 받지 못하면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사업추진을 머뭇거리는 경향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타일러는 JTBC 비정상회담 패널로 출연해 이름을 알린 후 국내에서 방송인, 영어 강사, 작가, 화가, 엔터테인먼트 대표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결제시스템 구축에 애를 먹는 등 미국과 다른 한국식 규제에 놀랐던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타일러는 한국의 기업가정신을 살리기 위해선 '창의성 교육'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했다. 과거 자신은 미국에서 모차르트 음악을 수학적으로 분석해 디자인한 원단을 전시하고 설명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한 적이 있는데, 이런 미국의 창의성 교육이 한국에서 틈새시장 아이디어를 발굴해 창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타일러는 중소기업 육성을 '정책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국내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을 정부 주도로 육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시장에서 자생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하는 생태계 조성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스타트업은 기반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한국과 달리 땅콩을 으깨서 피넛 버터를 만드는 회사가 유명한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 시장의 창업 풍토도 젊은이들의 창업 의지를 북돋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최성진 플랜씨 대표는 "미국은 스타트업 하기 좋은 도시가 여럿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고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바탕으로 전 세계 스타트업과 인재를 빨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적인 생태계 조성을 위해 기업가정신 확산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촘촘한 규제와 위험회피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채린 클라썸 대표는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스타트업이 늘어나는 지금, 제도적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현재 추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기업가정신을 재점화시키기 위해서는 신산업 진입규제 완화, 규제샌드 박스 확대 등을 통해 기존 기업을 다시 뛰게 만들어야 한다"며 재창업 시 첫 창업보다 지원금을 20% 늘리거나, 초중고 창의성 및 기업가정신 교육 강화 등 경제교육을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