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형그룹, 코로나 때 사업 재편 잘했다…"창업형보다 더 성장"

팬데믹 기간 전통산업 포트폴리오 변화로 수익성 개선
창업형 그룹은 팬데믹 종료 후 사업 성장 한계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20년 팬데믹 이후 기업을 물려받은 승계형 그룹이 창업형 그룹보다 더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창업세대 그룹이 더 늘었지만, 이익률과 시가총액에서는 승계형 그룹이 앞섰다.

팬데믹이 끝나면서 IT 플랫폼·게임·건설 업종을 주로 하는 창업형 그룹 성장이 한계에 부딪힌 반면, 승계형 그룹들은 전통산업에서 신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경쟁력을 유지했다.

19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대기업 집단 중 100대 그룹 중 오너가 있는 상위 50대 그룹을 창업형(17개)과 승계형(33개)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과 시가총액 증가 모두 승계형이 앞섰다.

상위 20위 그룹 중 창업형 그룹은 △카카오(15위) △중흥건설(20위)뿐이었고 나머지 18개 그룹은 모두 승계형이다. 상위 10개 그룹인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한화 △GS △HD현대 △신세계 △CJ 등은 모두 승계형이다.

팬데믹 이후 지난 3년 동안 33개 승계형 그룹 상장사 217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1309조3780억원에서 1325조4100억원으로 16조330억원이 늘었다. 반면 창업형 그룹 상장사 58개 기업의 시총은 223조9650억원에서 219조7610억원으로 4조2040억원 줄었다.

실적에서도 창업형이 매출 성장은 높았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은 승계형 그룹이 앞섰다. 승계형 그룹 상장사의 2020년 매출액은 1555조6420억원에서 2022년 2248조4670억원으로 44.5%가 증가하는 사이 17개 창업형 그룹들의 상장사 58개의 매출액은 120조1120억 원에서 185조4140억원으로 54.4%의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승계형 그룹이 86조3560억원에서 156조7300억원으로 81.5% 늘어날 동안 창업형 그룹은 11조3200억원에서 14조8850억원으로 31.5% 증가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창업형 그룹의 2020년 평균 영업이익률이 9.4%로 승계형 영업이익률(5.6%)보다 3.8%포인트 높았으나, 지난해에는 각각 창업형 8.0%, 승계형 7.0%로 격차가 줄었다.

지난 2020년 이후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상위 10개 그룹 중 에코프로그룹과 카카오그룹 등 2개를 제외한 8개 그룹이 승계형 그룹이었다.

가장 많이 시총이 증가한 곳은 LG그룹이다. 2020년 12월 137조3303억원에서 지난 15일 기준 184조4131억원으로 47조828억원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 상장 영향이 컸다.

다음으로는 에코프로그룹이 2차 전지 관련 주가 급등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450080)의 상장으로 4조 6760억원에서 49조2944억원으로 44조6184억원 증가했다.

이어 HD현대그룹(15조5157억원), 카카오그룹(10조1082억원), SK그룹(9조6401억원), 현대자동차그룹(8조7480억원), 두산그룹(5조7572억원), 한화그룹(5조1621억원), 한진그룹 (3조5737억원) 순이다.

반면 시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삼성이다. 682조4324억원에서 620조8738억원으로 61조5585억원 줄었다. 이어 셀트리온(-40조8819억원), 네이버(-11조3427억원), 넷마블(-7조8821억원, 아모레퍼시픽그룹 (–6조3355억원) 등도 시총이 많이 줄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