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22곳 승계 끝냈다…"자녀세대 주식 자산 절반 넘어"

삼성·현대차·엘지·롯데·한화·효성·두산·한진·DL·한국타이어·한솔 등
현대백·네이버·셀트리온·코오롱·이랜드·교보생명은 총수세대가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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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대기업 집단 총수 일가가 보유한 주식자산 중 자녀 세대가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는 곳이 22곳에 달했다. 사실상 승계작업이 마무리된 셈이다.

반면 현대백화점과 네이버, 셀트리온, 코오롱, 이랜드, 교보생명 등 6개 대기업 집단은 그룹 총수 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100%였다.

3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대기업집단 81개 가운데 비교 가능한 56개 집단의 총수 일가 주식자산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자녀 세대의 주식자산 비중이 50% 이상인 대기업집단은 총 22개로 집계됐다. 10년 전(12개)보다 10곳 늘었다.

롯데(004990)와 한솔(004150), DL(000210), 한국타이어(161390) 등 4개 그룹은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100%였다. 또 △태영(98.4%) △DN(92.0%) △두산(000150)(83.7%) △LG(003550)(82.4%) △호반건설(77.9%) △한진(002320)(77.8%) △효성(004800)(74.7%) △삼성(74.4%) △한화(000880)(74.4%) △동원(73.8%) △금호석유화학(011780)(72.8%) △신세계(004170)(67.5%) △장금상선(64.2%) △DB(61.0%) △엠디엠(60.2%) △세아(51.8%) △엘엑스(50.6%) △현대자동차(005380)(50.5%) 등도 절반을 넘겼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DL △DN △LG △한진 △삼성 △한화 △신세계 △장금상선 △엠디엠 △LX △현대자동차 등 11곳이 자녀 주식자산 50%를 넘어섰다. 반대로 영풍(000670)은 10년 전 50.7%에서 48.0%로 줄었다.

10년 새 자녀세대 주식자산 상승 폭이 가장 큰 곳은 DL로 58.1%포인트(p) 늘었다. 이어 엠디엠(56.8%p↑), LG(56.5%p), 삼성(52.2%p), 한진(51.6%p)이 뒤를 이었다.

대기업집단 총수일가의 자녀세대 승계는 크게 △상속·증여 △공익재단 설립 △자녀세대 기업가치 올리기 등의 방식으로 이뤄졌다.

상속을 통한 자산승계의 대표적 사례는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 증가율 3~5위를 차지한 LG(56.5%p↑)와 삼성(52.2%p), 한진(51.6%p)이다. 해당 기업의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은 엘지 82.4%, 삼성 74.4%, 한진 77.8%다.

엘지는 2018년 구본무 회장 별세 후에 세 자녀(구광모·연경·연수)에게 지분이 상속됐다. 삼성은 2020년 이건희 회장 별세 후 배우자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세 자녀(이재용·부진·서현)에게 상속이 이뤄졌다. 한진은 2019년 조양호 회장 별세 후 배우자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세 자녀(조원태·승연·현민)에게 지분이 각각 돌아갔다.

공익재단을 통한 승계의 대표적 사례는 DL이다. DL은 지난 2015년과 2016년 이준용 명예회장이 대림(옛 대림코퍼레이션) 주식 42.65%와 2018년 대림씨엔에스 주식 2.31%를 재단에 기부하면서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58.1%p 상승했다.

DL그룹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기업 대림의 최대주주는 이준용 명예회장의 아들인 이해욱 회장이다. 이해욱 회장이 쥐고 있는 대림의 지분율은 올해 7월 말 기준 52.3%다. 또 이 회장 외에 대림문화재단(6.2%), 대림학원(2.7%), 대림수암장학문화재단(0.6%) 등도 대림 지분을 갖고 있다. 이들 재단들은 과거 이준용 명예회장이 보유 주식을 기부했던 곳들이다.

마지막으로 엠디엠은 자녀세대 보유기업의 가치를 높여 승계를 완성한 경우다. 엠디엠은 지난 10년 새 총수 일가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56.8%p나 상승했는데, 이는 문주현 회장의 두 자녀(문현정·초연)가 지분 95.24%를 보유한 엠디엠플러스의 기업 규모(자본총액)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주택건설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오너일가 소유 기업인 엠디엠플러스의 문주현 회장 지분은 4.76%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두 자녀 문초연(47.62%), 문현정(47.62%)이 보유중이다.

한편 부모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100%인 그룹은 현대백화점(069960), 네이버(035420), 셀트리온(068270), 코오롱(002020), 이랜드, 교보생명보험(073980) 등 6곳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04년 정몽근 명예회장이 장남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차남인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에게 보유 지분을 증여했다. 2013년 말 기준 승계가 이미 끝난 것으로 평가받은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은 부모세대로 분류됐다.

코오롱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세 자녀(이규호·소윤·소민)가 '메모리오브러브'와 '어바웃피싱' 등 이 회장이 창업한 기업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었으나, 메모리오브러브는 청산절차를 진행 중이고 어바웃피싱은 자본잠식 상태여서 주식자산을 0으로 집계했다.

교보생명보험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신 회장의 누나(신경애·영애)만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 셀트리온, 이랜드는 창업세대가 지분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부모세대 주식비중이 100%다.

지난 7월 말 기준 개인별 주식자산 '톱5'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12조8006억원),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8조3868억원),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6조2391억원), 이동채 에코프로(086520) 창업자 겸 전 회장(6조610억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5조3206억원) 순이다.

총수 일가 주식 비중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