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구광모가 다 달려들었다…177조짜리 먹거리 '로봇'
삼성전자·현대車, '헬스케어'에 초점…연내 출시·상용화 임박
2003년부터 투자한 LG, 큐레이터 역할 로봇까지 개발
- 김민성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연초부터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으며 이른바 '로봇 패권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로봇시장은 4년 뒤 177조원에 달하는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령화 시대에 필요한 의료용 로봇은 물론 박물관 큐레이터 역할까지 하는 로봇산업에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LG전자 등이 관심을 가지면서 앞으로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7일 시장조사업체 브랜드에센스 마켓 리서치 앤 컨설팅에 따르면 서비스 로봇 시장은 2021년 352억4000만 달러(약 44조 원)에서 2027년 1409억4000만 달러(약 177조 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를 '로봇 사업 본격화의 원년'으로 삼고 연내에 첫 로봇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연초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안에 'EX1'이라는 이름의 보조기구 로봇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로봇을 신사업으로 점찍고 지속해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 제품 관련 구체적인 출시 일정까지 거론하며 상용화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로봇은 '헬스케어'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EX1'은 고관절, 무릎 등에 착용해 노인을 돕는 운동·보행 보조 로봇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사용자의 신체 일부분을 지지해 움직임을 돕는 기술과 관련된 로봇 특허를 10건 이상 출원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로봇 산업 투자를 두고 꾸준한 검토를 이어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21년 미래 먹거리로 로봇과 인공지능 시장을 꼽으며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예고했다. 당시(2021년) '로봇사업화 TF'를 꾸렸고 지난해엔 '로봇사업팀'으로 격상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로봇 특화 인재 양성도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로봇과 관련해 대학과 채용 연계 교육 과정을 만드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채용연계형 석사 과정으로 매년 10명은 학위 취득과 동시에 삼성전자에 입사하게 된다.
현대차그룹도 로봇 분야를 '헬스케어'에 타깃을 맞추고 상용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공장 등 산업용으로 개발 예정이었지만 환자 맞춤형 의료용 로봇으로 전환해 개발했다. 현대차의 로봇 브랜드 '엑스블'은 환자, 장애인의 하지 근육 재건, 관절 운동 회복 등 재활·훈련을 돕는 기능을 한다.
현대차만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바탕으로 배송 로봇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엔 경기도 수원 주상복합단지와 화성 호텔에서 로봇을 활용한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 실증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로봇 시장을 신상장동력으로 지목하고 일찌감치 투자해온 곳은 LG전자다. 오랜 기간 투자를 이어온 만큼 로봇 상용화에서 두 기업보다 한발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2003년 국내 최초 로봇 청소기인 '로보킹'을 공개했고 2017년에는 공항에서 길을 안내하는 '클로이 가이드봇', 2018년 CES에서는 '클로이'를 선보였다. LG전자는 주로 호텔, 병원, 식당 등 여러 장소에 적용할 수 있는 로봇 솔루션을 잇달아 선보이며 점유율을 높여가겠다는 전략이다. 최근엔 '클로이'에 별도 UI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박물관에서 '큐레이터' 역할을 하는 '큐아이'도 내놨다.
업계 안팎에선 이들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구도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업계뿐 아니라 군용 로봇 등 방산분야에서도 관심을 가지는 게 로봇산업"이라며 "헬스케어를 시작으로 산업이 전방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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