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기술·기술'…이재용 회장, B·B·C로 미래먹거리 챙긴다
시스템반도체·차세대 통신·바이오·배터리…5년간 450조 투자
이재용 "미래 삼성, 세상에 없는 기술로 인류사회 풍요롭게"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첫번째도 기술, 두번째도 기술, 세번째도 기술”(지난 6월 유럽 출장 귀국길)
삼성의 DNA인 '초격차 기술'을 거듭 강조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12년 부회장 승진 이후 10년 만에 회장직에 올랐다.
글로벌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하는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한 이 회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어떤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설지 주목된다.
지난 5월 삼성은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통신 △신성장 IT 연구개발(R&D) 등을 중심으로 향후 5년 동안 450조원(국내 36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미래 먹거리' 선두 주자는 시스템반도체로 꼽힌다. 지난 2019년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메모리 반도체보다 더 큰 시장과 성장 가능성을 가진 팹리스·파운드리에서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를 뛰어넘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의 '반도체 비전'이 달성된다면 삼성은 메모리·팹리스·파운드리 등 반도체 3대 분야를 모두 주도하는 초유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에 삼성전자 규모의 기업을 하나 이상 신규 창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통신도 주요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전 영역을 진두지휘한 이 회장은 6G(6세대 이동통신) 분야도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6G 선행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2020년 7월엔 '6G 백서'를 통해 차세대 6G 이동통신 비전을 제시했다. 10년 뒤 본격적으로 상용화 될 6G 분야에서 한발 앞서 준비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장기적 안목으로 첨단 통신장비 중장기 투자를 진행하면서 이동통신 사업이 '반도체 신화'에 필적하는 이재용 시대의 '플래그십 사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바이오도 이 회장의 의지가 담긴 삼성의 미래 먹거리다. 이 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나선 이후 삼성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바이오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은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업 시작 10년 만에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서 독보적 1위로 올라섰다.
삼성은 공격적인 투자 및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인 바이오 사업을 계속 육성할 계획이다. 바이오시밀러 분야도 제품 파이프라인을 확대·고도화해 글로벌 수준으로 사업을 키울 계획이다.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는 '전기차 배터리'도 이 회장이 주목하는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그는 지난 6월 유럽 출장 당시 헝가리의 삼성SDI 공장을 방문해 점검하고 고객사인 BMW의 올리버 칩세 회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귀국길에 "자동차 업계의 변화와 급변하는 상황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SDI는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SK온과 비교해 설비투자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올해 들어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미국의 스텔란티스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고, 7월에는 1조7000억원을 투입하는 말레이시아 배터리 2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6일 삼성SDI는 3분기 매출 5조3679억원, 영업이익 5659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56.05%, 51.5% 증가한 것으로, 경기 침체로 대부분 기업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새로 썼다.
이 회장은 지난 25일 사장단 간담회에서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기업, 세상에 없는 기술로 인류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기업이 미래의 삼성"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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