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자율주행 기술 이 정도였나…中 완성차회사들 줄 섰다

中완성차-화웨이 간 '스마트 드라이빙' 협업 봇물…BYD SUV에도 화웨이 소프트웨어 탑재
'맞손' 샤오펑·테슬라 추격은 매서워…美 반도체 제재로 수출은 난관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화웨이가 자국 전기차 업체 세레스와 합작한 아이토 M9 전동화 SUV가 지난달 15일 프랑스 파리의 2024 파리 오토쇼에 전시된 모습. 2024.10.1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화웨이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 경쟁력에 기반해 중국 자동차 산업의 중요 플랫폼 사업자로 부상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이 25일 발간한 '중국 자동차 시장 내 화웨이의 부상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레벨3 이하 자율주행 기술인 '스마트 드라이빙'을 구현하고자 관련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는 화웨이와 협업을 본격화했다.

당초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화웨이와 협업 시 기술 개발 주도권이 넘어갈 것을 우려했지만, 스마트 드라이빙 기술이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 요인으로 자리 잡으면서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를 추진해 온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조차 자사의 고성능 브랜드 팡청바오가 출시할 예정인 SUV '레오파드 8'에 화웨이의 자율주행시스템(ADS)을 적용하기로 지난 8월 결정했다.

현재 화웨이는 △차량을 직접 제조하지 않고 부품만 공급하는 방식과 △첨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방식 △차량 설계, 품질 관리, 디자인은 물론 브랜드 운영·판매까지 관여하는 'HIMA' 방식 등으로 중국 완성차 업체와 협업 중이다.

이중 HIMA 방식으로 만들어진 차들은 고급화로 점유율 확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9월 HIMA 계열 브랜드는 누적 31만2000대가 팔려 내수 시장 신에너지차 판매량 7위를 기록했다. 차량 평균 판매가격도 메르세데스 벤츠·BMW·테슬라 등 수입 브랜드보다 15~40% 이상 높은 38만2000위안(약 7300만 원)으로 1위였다.

화웨이는 중국 당국이 지난 6월부터 초안 작성을 시작한 자동긴급제동장치(AEB) 국가표준 개정 작업에도 현지 부품기업 중 단독으로 참여하고 있다. 과거 여러 부품기업이 참여한 것과 비교하면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 화웨이의 입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은 승용차 AEB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지 않으나 내년 10월 국가표준이 개정되면 의무화될 전망이다.

다만 화웨이의 현재 우위는 완성차 제조기업과의 협업 관계와 기술 우위 유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내다봤다. 실제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은 엔비디아와, 테슬라는 중국 최대 검색엔진 업체 바이두와 손을 잡고 각 사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하고 있다.

또한 지난 4월과 7월 HIMA 계열 차량에서 잇단 AEB 미작동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화웨이로선 기술 신뢰성을 회복해야 한다. 아울러 화웨이가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제재를 받는 핵심 기업인 만큼 미국·유럽 수출용 차량에 화웨이 부품·기술이 적용되기는 어렵다는 한계도 분명하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