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대우 DNA 잇겠다"…영욕의 군산공장, 이젠 전기트럭도
대우 시절 설립돼 30년 지난 타타대우 군산공장…'대우 트럭' 유지 계획
상용차 다품종 소량생산…총 3만개 부품 209단계 공정에 작업자 손길 거쳐
- 금준혁 기자
(군산=뉴스1) 금준혁 기자 = "드르륵, 탕탕."
사람이 직접 전동 드릴로 너트를 조이는 소리가 공장을 가득 메웠다. 요즘 완성차 공장들이 자동화돼 사람보다 로봇이 더 많이 보이는 것과는 딴판이다.
지난 6일 트럭 조립이 한창인 타타대우모빌리티의 전북 군산 공장을 찾았다. 1995년 대우중공업의 사업 부문으로 설립된 대우상용차는 2004년 4월 인도 자동차기업 타타자동차에 인수되며 타타대우 상용차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출범했다.
군산 공장은 대우상용차 시절인 1995년 준공된 타타대우모빌리티의 유일한 공장이다. 하루에 32대씩 트럭을 생산할 수 있고, 한 대의 트럭에는 3만 개의 부품이 209단계의 공정을 거친다고 한다.
크게 보면 △차체공장 △도장공장 △프레임공장 △조립공장 △완성공장 △출고센터의 여섯 단계를 거쳐 고객에게 인도되는데, 이날 공개된 곳은 조립공장이다. 완성된 캡(운전실), 프레임, 엔진 등 주요 부품이 장착되며 차량의 모습을 어느 정도 갖춘다.
승용차와는 달리 다품종 소량생산이 목적이고, 외형은 같더라도 고객의 용도에 따라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자동화보다는 숙련된 기술자가 직접 조립하는 방식을 택한다는 것이 공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래서 한 라인에 준대형 트럭인 노부스를 뜻하는 Novus라고 쓰인 캡과 xen이 쓰인 구쎈(준대형 트럭)의 캡이 같이 조립되고 있었다. 바로 옆라인에는 대형 트럭인 맥쎈도 조립되고 있었다. 국가에 따라 다른 왼쪽 핸들과 오른쪽 핸들 차량도 같은 라인에서 만들어졌다.
기본적으로 차체가 크다 보니 승용차 공장에서는 보기 어려운 광경도 눈에 띄었다. 차체를 뒤집어서 하부 부분을 조립한 후 다시 뒤집는 턴오버 공정이다. 승용차는 차체를 들어 올려 밑에 사람이 들어가는데, 트럭은 차체를 뒤집어 사람이 위에서 조립하는 셈이다.
한 대에 달라붙는 기술자도 8명쯤은 돼 보였다. 조립공장에는 400여명이 근무 중이라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져 수출되는 타타대우모빌리티의 트럭은 여전히 '대우'라는 이름을 쓴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해체된 이후 지금까지 대우를 사명에 유지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대우건설 정도다.
인수 후 20년간 쓴 대우는 앞으로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브랜드 첫 전기 트럭인 기쎈을 시작으로 HD현대인프라코어가 개발한 수소엔진을 탑재한 수소트럭도 2026년에 나올 예정이다.
김방신 타타대우모빌리티 대표는 "중동·아프리카·동유럽 등 40여개 수출국에서는 대우의 브랜드 파워가 좋다"며 "대우가 가졌던 개척정신, 세계 경영의 DNA를 이어받고자 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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