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물리버튼" 투박한 이유 있었네…물 건너온 정통 오프로더
英 '이네오스 그레나디어'…3리터 6기통 엔진으로 286마력 발휘
33도 경사·계단길·물웅덩이 통과 거뜬…내년 픽업 등 라인업 확대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진흙탕도 물웅덩이도 거침없었다. 33도에 이르는 높은 경사를 가볍게 올라간 뒤 울퉁불퉁 자갈길도 거뜬히 지나갔다. 해발 1117m에 달하는 한석산 정상을 향한 길에서 전혀 주춤거리지 않았다.
영국 자동차 브랜드 이네오스 오토모티브에서 내놓은 5인승 정통 오프로더 '이네오스 그레나디어'의 슬로건은 '목적에 걸맞은 제작'(Built On Purpose)이다. 모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핀란드 등 15개국 180만㎞를 지나며 고온, 사막, 극한의 추위, 다양한 지형 조건에서 검증을 거쳐 오프로더 기능을 완성했다.
외관부터 말 그대로 오프로더다. 박스형 사다리꼴 프레임 섀시는 단순하고 강인해 가혹한 조건과 상황도 견딜 수 있게 했다. BMW의 3.0L 직렬 6기통 가솔린 터보차저 엔진은 286마력을 낸다. 독일 ZF의 자동 8단 변속기는 네 바퀴의 구동력을 전한다.
차량 내부 역시 평소 접하는 차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시트포지션과 천장이 높아 넓은 시야를 확보했다. 각종 편의장비 버튼은 크고 투박하다. 차량 천장에도 오프로드 모드 등 다양한 기능의 버튼이 위치하고 있다. 오프로드에서 두꺼운 장갑을 낀 상태로도 사용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
강원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 문을 연 오프로드 전용파크 '이네오스 그라나디어 오프로드 파쿠르'에서 시승을 시작했다. 오프로드 파쿠르는 약 4만2970㎡ 규모 부지에 워터 해저드, 사면 코스, 시소, 통나무 트랩 및 경사로 등 총 11개 오프로드 장애물 코스가 있다.
시승하는 동안 묘기에 가까운 성능을 보여줬다. 접근각 35.5도, 이탈각 36.1도, 브레이크 오버각 28.2도, 264㎜의 최저지상고 및 585㎜에 달하는 휠트래블 덕분에 험로를 마음껏 휘젓고 다닐 수 있었다. 진흙이 묻어있는 아찔한 33도의 경산면을 거침없이 올랐고, 차체가 높아 '계단길'도 편안하게 내려왔다. 80㎝ 깊이 물웅덩이를 지날 때는 오히려 평온한 기분이 들었다.
한석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서도 오프로더 기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퀴 접지력을 보완한 '오프로드 모드'를 활성화하자 움푹 파이거나 큰 돌덩이가 박힌 지형도 쉽게 지나쳤다. 산길을 내려올 땐 스스로 바퀴를 제동하는 '다운힐 어시스트' 기능을 활용해 안전하게 주행했다.
포장도로에서도 기대 이상의 부드러운 주행감을 보였다. 286마력, 6기통 엔진은 포장도로에서 그 힘을 느끼게 했다. 차량의 제로백은 8.6초다.
이네오스는 서울, 일산, 신갈(용인), 대전, 전주, 부산 등 전국 서비스망을 구축하고 올해 6월부터 현재까지 60대를 국내 시장에 인도했다. 내년에는 픽업트럭, 도심 주행 성능을 높인 모델 등으로 보다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인다.
그레나디어 수입사인 차봇모터스의 정진구 대표이사는 "그레나디어는 일상적 도심주행뿐 아니라 주말 레저 등 용도로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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