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태우고 굉음낸 아키오…현대차·도요타 '한차' 탔다(종합)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토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회장이 레이싱 페스티벌을 통해 양사의 동맹을 과시했다.

현대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는 27일 모터스포츠 문화 발전을 위해 경기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현대 N X 도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 경쟁사였던 양사가 레이싱 페스티벌을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개막 행사 '스페셜 쇼런'이 열린 퍼포먼스 그라운드에 정 회장은 아키오 회장이 모는 도요타 경주용차 'GR 야리스 랠리 1 하이브리드'를 타고 입장했다. 도요타 레이싱팀에서 마스터 드라이버로 활동해 온 아키오 회장은 이날 약 1분간 굉음을 내며 그라운드를 누빈 뒤 무대로 향했다.

청바지에 점퍼를 입은 채 동승석에서 내린 정 회장은 "올 초에 아키오 회장을을 일본에서 봤을 때 자신이 레이싱에 진심이라 관련 행사를 진행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아 오늘의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성능 N 브랜드를 통해 심장이 뛰는 자동차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도요타와 함께 모터스포츠 분야에서도 계속 도전해 많은 분들이 자동차 운전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아키오 회장의의 운전실력에 대해선 "신뢰가 간다"고 추켜세웠다.

위아래로 모터스포츠 수트를 갖춰 입은 아키오 회장은은 한국어로 '사랑해요'를 외치며 "(행사 개최 논의가 오간 지) 10개월 만에 한국에서 현대차와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할지 몰랐다"며 "현대차와 손을 잡고 더 좋은 차량과 모빌리티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아키오 회장의의 팔로 '하트'를 만들자 장내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양사의 협력은 이번 페스티벌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장지하 현대모터스포츠 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시아의 두 거대 자동차 기업이 모터스포츠 재미를 알리고자 기획했다"면서도 "이를 계기로 양사가 추가 협력을 모색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도요타의 협업 분야로는 수소 모빌리티, 로보틱스 등이 거론된다. 두 기업은 수소를 미래 모빌리티를 이끌 핵심 동력으로 보고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날도 양사 브랜드 부스에는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 'N Vision 74'(현대차), 수소 콘셉트카 'AE86 H2 콘셉트(도요타) 등 수소차가 전면에 전시됐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현대차 미국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도요타리서치연구소(TRI)가 협력을 약속한 바 잇다. 양사는 지난 16일 공동 성명을 내고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아틀라스' 2족 보행 로봇에 TRI의 인공지능(AI)을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오늘 레이싱 페스티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도 참석했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이 공개된 자리에서 만난 건 지난 2020년 천안 삼성SDI 사업장에서 만남 이후 처음이다.

이날 이 회장은 에버랜드에서 열리는 행사에 가볍게 방문했다는 후문이지만 12년 만에 방한한 아키오 회장이 동석한 점에 이목이 쏠린다. 이들은 전장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장은 전장 사업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관련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6년 카오디오 분야 세계 1위인 하만을 인수했다. 지난 8월에는 퀄컴의 프리미엄 차량용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 설루션에 차량용 LPDDR4X(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 4X) 공급을 시작했다.

조 회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타이어가 내년부터 3년간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온시스템 인수와 관련해선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