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 성과급 달라는 노조…현대트랜시스 파업 장기화 우려

14일차 맞은 파업 23일까지 연장…성과급·주택대출 지원 등 이견
서산 지곡공장 하루 1만여대 변속기 생산…포터·코나 생산 차질 우려

충남 서산시 지곡면에 자리한 현대트랜시스 공장(현대트랜시스 홈페이지 갈무리). 2024.10.21.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 노동조합이 14일째 이어온 파업을 이틀 연장하기로 했다. 파업이 발생한 현대트랜시스(039090) 서산 지곡공장은 연간 400만대 분량의 차량용 변속기를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에 납품하고 있어 파업 장기화에 따른 완성차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트랜시스 서산지회는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전면 파업을 이틀 연장해 23일까지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8일 부분 파업을 시작한 노조는 11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는데, 올해 임금·단체 협상에서 성과급과 주택 구입 지원 자금 규모를 두고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 측은 올해 16차례 진행된 임단협에서 연 매출(지난해 기준 11조6939억 원)의 2%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매출을 기준으로 하면 영업적자여도 성과급을 달라는 의미여서,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요구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조는 또한 주택 구입 지원 자금에 대해선 1억 원 대출에 금리 연 1%, 최대 15년 균등 급여 공제를 요구했으나 사측은 연 1.5%에 8000만 원, 최대 10년 균등 급여 공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곡공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195만7962대의 차량용 변속기를 생산해 현대차·기아 등에 납품했다. 하루 1만526대 정도인 만큼 지난 13일간의 파업으로 10만대 이상의 변속기 납품이 지연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한 완성차 업계의 생산 차질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노조의 이번 결정으로 23일부터 현대차 포터, 코나 생산 라인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현대트랜시스 노조 관계자는 "이날 현장을 방문한 근로감독관에 추가 파업 기간에도 교섭을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아직 사측으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파업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대트랜시스 외에 현대위아·현대로템 등 현대차그룹의 다른 부품 계열사들도 올해 임단협을 진행 중이나 노사 간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7월, 기아는 지난 8일 노사 간 임단협을 분규 없이 마무리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