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중고보다 신차가 싸네"…'폭풍할인' 벤츠 E클래스 기현상
9월 벤츠 수입차 1위 이끈 E200…출고가에서 1000만원 가까이 깎아줘
E200 중고시세, 신차보다 240만원 높아…"24년식 동나 대기해야"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지난 9월 BMW코리아를 제치고 석 달 만에 수입차 판매량 1위를 탈환하면서 전기차 화재 여파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동원한 큰 폭의 할인전략으로 인해 가장 인기 있는 2024년식 E클래스 모델 일부는 중고차가 신차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19일 신차 구매 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벤츠의 준대형 세단인 'E200'(2024년식)은 지난달, 기존 출고가 대비 최대 12.18% 할인된 가격에 판매됐다. 8월 5.42%였던 할인율이 한 달 만에 두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E200 실구매가는 출고가(7390만 원)보다 900만 원 저렴한 6490만 원까지 낮아졌다.
이러한 파격 할인은 곧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E200은 지난달 수입차 중 가장 많은 3083대가 신규 등록됐다. 같은 기간 벤츠는 총 8382대를 판매해 2위인 BMW(7082대)를 앞질렀다. 벤츠가 수입차 판매량 1위에 오른 건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이다.
벤츠 딜러사들은 이달에도 9월 수준의 할인율을 유지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2024년식 E200을 14.88%(1100만 원) 할인된 6290만 원에 구매 가능하다. 중형 세단인 C200 2024년식은 출고가(6200만 원) 대비 11.13%(690만 원) 할인해 판매한다.
한 딜러는 "지난 10년간 벤츠 세단 할인율이 10%를 넘었던 적은 거의 없었다"며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2024년식 E200 물량은 이미 지난달 말 소진돼 구매를 원하면 예약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또 다른 딜러는 "할인율이 워낙 높다 보니 발 빠른 고객들이 지난달 2024년식 E200 물량 대부분을 선점한 상태"라며 같은 연식의 C200도 "검은색만 남았다"고 말했다.
신차 할인액이 1000만 원을 넘나들면서 현재 2024년식 E200 중고차는 신차보다 비싼 신세가 됐다.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에 따르면 2024년식 E200 중고 시세는 6531만 원(출고가 대비 감가율 11.62%)으로 같은 날 알아본 신차보다 241만 원 높았다. 2024년식 C200 중고 시세는 5351만 원(감가율 13.69%)으로 신차 대비 저렴했지만, 가격 차이는 159만 원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차량 출고 대기가 1년 이상 걸렸던 2021년에도 중고차와 신차 간 가격 역전이 벌어진 적이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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